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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살이 ⑴ 이동 노동자] 옷 10겹·핫팩 중무장…칼바람 견딘다

인천일보 조회수  

겨울은 늘 찾아오지만, 겨울나기는 수월치 않습니다. 삶이란 무게를 짊어지고 겨울을 이겨낸다는 것은 여간 힘에 부치는 게 아닙니다.

2025년 한겨울, 꽁꽁 얼어버린 인천 전역에서 생계를 꾸려가는 시민과 만납니다.

칼바람에도 좌판을 지키는 재래시장 상인, 오토바이로 도로를 가르는 배달 기사, 청소차 뒤에 매달려 새벽을 여는 청소노동자와 겨울 특수를 기대하는 사람들. 여기에 도움의 손길만이 겨울을 버텨낼 수 있는 소수·약자까지.  

「인천일보」는  봄을 기다리며, 인천의 겨울살이를 조명합니다. 

▲ 오후 2시쯤 남동구 로데오거리 일원에서 패딩 점퍼를 입은 배달 기사가 오토바이를 몰고 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 오후 2시쯤 남동구 로데오거리 일원에서 패딩 점퍼를 입은 배달 기사가 오토바이를 몰고 있다. /정혜리 기자 hye@incheonilbo.com

“이렇게 추운 날엔 옷을 여러 겹 껴입고, 핫팩을 옷 안에 넣어 추위를 견딥니다. 중간중간 쉴 공간이 마땅치 않으니 점심 먹을 때나 식당에서 잠깐 몸을 녹이는 거죠.”

9일 오후 1시30분쯤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 일원. 식당과 카페 등이 밀집한 거리 일대에서는 배달 오토바이들이 골목을 쉴 새 없이 오가는 모습이었다.

인천(옹진군 제외)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지고, 한낮 기온이 영하 8도를 가뿐히 돌파한 혹한 속에서 배달 기사들은 두꺼운 패딩과 방한 부츠, 마스크 등으로 중무장한 채였다.

이모씨는 “오늘은 옷을 10겹 겹쳐 입었다. 추워도 먹고 살려면 일을 해야 한다”며 바쁜 걸음을 옮겼다.

영하권 추위에도 종일 야외를 누벼야 하는 배달이나 퀵, 대리운전기사 등 이동노동자들은 말 그대로 ‘사투’에 돌입했다.

내복과 옷을 껴입어도 파고드는 추위부터 강풍, 도로 곳곳에 도사리는 블랙아이스(도로 살얼음) 등으로 인한 안전 위협도 큰 고충이 된다.

배달 기사 박모(25)씨는 “오늘 정작 추위는 견딜만한데 강풍이 불어 문제”라며 “바람 때문에 오토바이가 넘어질 것 같아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 9일 오후 9일 오후 1시30분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배달 전문 식자재마트에서 물품을 챙긴 배달 기사가 자신의 오토바이를 향해 가고 있다. /홍준기 기자 hong@incheonilbo.com
▲ 9일 오후 9일 오후 1시30분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배달 전문 식자재마트에서 물품을 챙긴 배달 기사가 자신의 오토바이를 향해 가고 있다. /홍준기 기자 hong@incheonilbo.com

이날 배달 기사들이 주로 모이는 미추홀구 주안동의 한 배달 식자재마트 앞은 기사들이 코를 훌쩍이는 소리로 가득했다.

이곳에서 만난 이모(32)씨는 “한겨울 근무는 너무 추운 게 가장 큰 고충”이라며 “블랙아이스도 마찬가지다. 해가 떨어지면 육안으로 더 발견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추위를 몸으로 맞서는 이들이지만 틈틈이 언 몸을 녹일 공간도 마땅치 않다. 현재 지역 내 이동 노동자를 위한 쉼터가 있지만, 3곳뿐인데다 일부 지역에 한정돼 있어 이용이 제한적이다.

또 쉼터의 존재를 모르거나, 개방된 공간의 특성 탓에 쉽게 찾지 않는 이들도 있다.

배달 일을 하는 정영민(56) 씨는 “이동노동자 쉼터에 대해서는 처음 들었다”며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쯤 남동구 구월동 ‘인천생활물류쉼터’는 한적한 분위기였다.

출근 전 쉼터를 찾았다는 대리기사 A씨는 “밖에서 대기하다 너무 추울 땐 열려있는 상가 안에서 잠시 추위를 피하기도 한다. 이런 쉴 곳이 더 많으면 좋겠지만 그 또한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쉼터의 유무마저 모르는 이들은 이마저도 보장받지 못한다.

한편 전날 오후 9시를 기해 인천 내륙과 강화지역에는 한파 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또 같은 날 오후 5시 옹진군, 오후 8시 각각 인천 내륙과 강화에 강풍주의보도 내려졌다.

/글·사진 정혜리·홍준기 기자 hye@incheonilbo.com

인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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