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주모자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를 막겠다고 나선 우파 인사들이 과거 민주화 시위대를 폭력 진압해 악명을 떨친 ‘백골단’을 단체 이름으로 삼겠다고 나섰다. 12.3 사태에 이어 한국민의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상처를 헤집는 시대착오적 언행이라는 비판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은 9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반공청년단’이라는 단체의 츌범 기자회견을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기자회견은 현역 국회의원이나, 원내 정당 대변인실의 소개가 있어야 가능하다.
이 단체는 회견에서 “저희는 민주노총의 대통령 불법체포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대통령 공관 옆 한남초등학교 앞에서 시위를 벌인 청년들”이라며 “일부 언론에서는 저희를 ‘백골단’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저희 지도부는 조직 공식 명칭을 ‘반공청년단’으로 결정했고, ‘백골단’은 반공청년단의 예하조직으로 운영될 것임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이들은 “국민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고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향후 활동계획을 밝혔다.
김 의원은 앞서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열린 윤 대통령 지지자 집회에 참석했으며, 이 자리에서 “중국인들이 탄핵소추에 찬성한다”고 발언하는 등 논란성 언행을 이어왔다.
백골단은 과거 80년대 민주화 운동 과정 및 90년대 중반까지 활동한 경찰 사복체포조를 의미하며, 청바지·청자켓 등 간편복 사복 위주의 복장에 흰색 헬멧을 착용하고 곤봉·쇠파이프 등을 휘둘러 시위대를 진압했다. ‘백골’이라는 명칭은 이들이 착용한 흰색 헬멧에서 왔다. 사복 차림이다 보니 이들이 정확히 경찰관리 신분인지도 불분명했고, 폭력배나 우익단체 회원 등도 섞여 있다는 풍문도 돌았다. 1991년 명지대생 강경대 씨 사망사건의 원인이 이들에게 당한 폭행이었다.
X(옛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에는 황당함과 분노를 담은 시민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이들은 “한국판 나치”, “극우 파시스트”라고 비난하거나 “백골단을 2025년에 다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탄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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