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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고온에 시달렸던 지난해 연평균기온이 관측 사상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월 평균기온, 연간 열대야 일수 등 더위와 관련된 모든 기록이 지난해 새로 쓰였다. 뜨거운 해수면 온도가 기록적인 더위의 주범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이 9일 발표한 ‘2024년 연간 기후 특성’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기온은 14.5도로 평년(1991∼2020년 평균) 수준(12.5도)보다 2.0도 높았다. 이는 기상청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종전 1위였던 재작년(13.7도)에 이어 2년 연속 신기록을 세웠다.
월평균기온을 살펴보니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열두 달 내내 평년보다 따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월은 월평균기온이 24.7도로, 평년기온보다 4.2도나 높았다.
연간 열대야일수도 압도적인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열대야일수는 24.5일로 평년(6.6)의 3.7배 수준이었다. 폭염일(일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도 30.1일로 평년(11.0일)보다 2.7배 많아 전체 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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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가 역대 가장 뜨거웠던 배경에는 유독 따뜻했던 해수면 온도가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해역 연평균 해수면 온도는 18.6도로 최근 10년래 평균치(17.3도)을 1.3도 웃돌았고 최근 10년 새 가장 높았다. 월평균 온도가 제일 높았던 9월에는 해수면온도도 27.4도로 10년 평균치보다 3.2도나 높았다. 해당 편차는 지난해 월별 해수면온도를 통틀어서 가장 큰 폭이다.
기상청은 “우리나라로 불어오는 남풍이 바다를 지나오면서 데워져 기온 상승효과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나라 해역뿐만 아니라 북인도양, 북서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 역시 우리나라 고온의 주요 요인이 됐다. 이로 인해 강하게 발달한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를 이중으로 덮으면서 지난해 초가을까지도 덥고 습한 ‘한여름 날씨’가 이어졌다.
한편 강수량은 1414.6㎜로 평년과 비슷했다. 다만 강수 패턴이 이례적이었다.
통상 비가 적게 오는 2월에 102.6㎜에 달하는 비가 쏟아지며 평년 강수량(35.7㎜)의 3배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장마철인 8월 강수량은 87.3㎜로 평년 강수량(282.6㎜)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2월 강수량이 8월 강수량보다 많은 것은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지난해가 최초다.
이같은 현상도 뜨거운 바다 때문이었다. 지난해 2월 인도양 해수면 온도가 높아 대류 활동이 활발해지며 인도양 쪽에 고기압이 발달했고, 그 영향으로 우리나라 동쪽에 고기압이 발달했다. 우리나라가 따뜻한 고기압과 찬 고기압 사이에 놓인 상황에서 그사이에 저기압이 발달하고 고온다습한 남풍까지 불어 들면서 2월에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쏟아졌다. 한편 8월에는 뜨거운 바다로 인해 발달한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뒤덮으며 맑은 날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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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장동언 기상청장은 “지난해 기록적인 열대야와 집중호우 그리고 이례적인 11월 대설 등 다양한 형태의 이상기후를 경험했다”면서 추후 기상재해로부터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우선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지난해 기후특성을 담은 보고서를 내달 말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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