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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 여부를 두고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연일 찬반 집회가 맞서고 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꺼내든 손팻말과 모자가 외신에서 주목 받고 있다.
CNN은 7일(현지시간) 관련 기사를 통해 윤 대통령 체포 저지 집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지지자들이 사용하는 모자와 그들이 외치는 구호가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이 매체는 “1월 혹독한 추위에도 많은 사람들이 서울의 윤 대통령 관저 밖에 모여 체포를 저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면서 “이들이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미국의 ‘마가’(MAGA) 모자와 비슷한 빨간 모자를 썼다”고 전했다.
이어 “이 장면은 워싱턴 D.C에서 1만1000㎞ 떨어진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펼쳐졌으며 직무정지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강경 보수 지지자들은 그의 자택 밖에 모여 대통령이 체포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톱 더 스틸’은 트럼프 당선인이 2020년 대선 선거 패배 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내건 슬로건이다. 트럼프의 부정선거 주장은 이후 지지자들의 2021년 미국 의회의사당 습격·점거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마가’는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약자로,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당시 유세 현장에서 해당 문구가 적힌 빨간 캡 모자를 줄곧 착용해 화제가 됐다. 온라인상에선 일명 ‘트럼프 모자’로 불리며 지지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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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는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태극기와 함께 성조기를 흔들고 있었다”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서 영감을 받은 빨간색 모자가 친윤 집회에서 약 5.5달러(약 80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불법 탄핵에 반대한다’는 한글 문구가 흰색 글씨로 새겨져 있다”고 언급했다.
CNN은 미국 보수 지지자 사이에서 4년 전 확산됐던 슬로건이 서울 한복판에서 재현된 건 수십년간 이어져온 한미동맹, 양국 보수주의자의 유대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부정선거를 주장했으나 어느 것도 법정에서 검증된 바가 없다”며 “윤 대통령도 계엄이 실패한 후 지난해 4월 치러진 선거와 관련해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 혐의는 당국이나 사법부에서 입증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지난달 3일 비상계엄을 선포 연설에서 야당을 ‘반국가 세력’으로 일컬은 것에 대해 “한국 유튜브 등에서의 댓글 작성자와 활동가들에 의해 온라인에 널리 퍼진 우익 음모론을 반영한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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