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4년 4분기에 시장 기대치에 크게 밑돈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부문(DS) 업황 악화 여파가 컸지만 일각에서는 폴더블폰 부진 등 모바일경험(MX)사업부의 책임도 피할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거워진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은 2주 뒤 공개하는 갤럭시S25 시리즈 흥행에 사활을 건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2024년 4분기 영업이익이 6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0.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7조원대)에 밑돈 성적이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3분기 대비로도 29.19% 감소했다.
특히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온 MX사업부 실적은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 등에 둔화한 것으로 예상된다. MX사업부의 2024년 4분기 영업이익은 2조원 초반대로 추정된다.
MX사업부는 2023년에만 13조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그해 역대급으로 부진했던 반도체 부문의 적자(14조8800억원)를 대부분 메웠다. 하지만 2024년의 경우 하반기 폴더블폰 부진 여파에 연간 영업이익 10조원을 간신히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새해 출시를 앞둔 갤럭시S25 시리즈를 통해 절치부심 해야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22일 오전 10시(한국시각 23일 오전 3시) 미국 새너제이(San Jose)에서 갤럭시S25 시리즈를 공개한다.
갤럭시S25는 거대언어모델(LLM)을 탑재해 진화한 빅스비의 기능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LLM이 탑재된 빅스비는 구글 제미나이나 오픈AI의 챗GPT와 비슷하게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의 문장력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IT매체 윈퓨처에 따르면 갤럭시S25 울트라는 그동안 채택한 각진 모서리를 버리고 둥근 모서리를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25, 갤럭시S25플러스와 디자인 상으로 통일성을 준 것이 특징이다.
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전문가 미샬 라만에 따르면 갤럭시S25 시리즈는 차세대 Qi2 무선충전 기능을 탑재할 전망이다. Qi2 무선 충전은 자석 기반으로 전력 효율성과 편의성이 높고 최대 15W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
갤럭시S25 시리즈 전 제품에는 자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대신 퀄컴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탑재될 예정이다. 이에 전작 대비 가격이 소폭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두께를 확 줄인 갤럭시S 슬림 모델 출시 여부도 관심사다. 7일 공개한 갤럭시 언팩 초대 영상에선 갤럭시 스마트폰 4대의 둥근 모서리가 맞대어져 갤럭시 AI를 상징하는 별 모양이 구현됐다. 기존 라인업인 일반, 플러스, 울트라 모델 외에 슬림이 함께 출시되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역대 S 시리즈 가운데 가장 얇을 것으로 기대되는 갤럭시S25 슬림은 22일 공개된 후 하반기 중 출시될 것으로 파악된다.
갤럭시S25 시리즈는 삼성전자 구독 서비스로도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7일(현지시각) CES 2025가 개최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S25를 포함한 모바일 기기의 구독 서비스를 시사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2월부터 갤럭시 스마트폰에도 구독 서비스를 적용한다”며 “차별점을 어떻게 줄 것인지 고민을 했고 선택의 폭을 넓게하려는 취지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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