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대선 과정에서 명태균 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가 검찰 포렌식을 통해 복원되면서 정치자금법 위반과 공천 개입 의혹이 다시 불거졌다.
검찰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명태균은 대선 기간 동안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서를 윤 대통령 부부에게 수차례 전달했으며, 김 여사는 보고서 수신 후 “충성”이라고 답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 과정에서 명태균이 무상으로 제공한 여론조사 대가로 특정 인사에게 공천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스타파는 검찰이 확보한 280여 개의 카카오톡 대화 캡처 파일을 입수해 분석했으며, 이들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의혹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이번 보도로 윤 대통령 부부가 명태균 씨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정치적으로 협력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후속 수사와 특검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검찰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명태균은 대선 기간 동안 윤석열 후보와 김건희 여사에게 언론 보도 전에 여론조사 결과를 미리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명태균과 수시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여론조사 내용을 상세히 확인하고 조율한 정황이 드러났다.
2021년 6월 26일, 명태균은 김건희 여사에게 “내일 머니투데이에서 공표될 여론조사 결과”라며 PDF 파일과 그래프 이미지를 전송했다.
이어 “보안 유지 부탁드립니다”라고 당부하자, 김 여사는 짧게 “네”라고 답했다.
다음 날 머니투데이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32.7%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됐다.
같은 날 명태균은 여론조사 그래프를 다시 김 여사에게 전송하며 “윤석열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고 보고했다. 이에 김 여사는 “좋은 건가요?”라고 묻자, 명태균은 “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답했다.
명태균이 여론조사 자료를 보낼 때마다 김건희 여사는 “감사합니다” 혹은 “충성”이라는 답장을 보내며 보고 내용을 확인했다.
특히 명태균이 보낸 여론조사 결과가 긍정적일 때 김 여사는 기뻐하는 반응을 보였으며, 대선 전략에 있어 명태균의 조언을 신뢰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1년 7월 3일, 명태균이 김 여사에게 “내일 오후에 공표될 여론조사 자료입니다. 보안 유지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며 보고서를 전송하자, 김 여사는 “넵, 충성!”이라고 답했다.
이는 윤석열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되기 전부터 김 여사가 명태균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명태균은 단순히 여론조사 보고서만 전달한 것이 아니라, 윤석열 후보의 정치적 행보와 발언에 대한 조언도 적극적으로 했다.
특히 윤석열 후보가 대선 과정에서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을 때, 명태균은 “그 발언 이후 대구·경북 지역의 지지율이 상승했다”고 보고했다.
명태균의 보고를 받은 윤 후보는 간단하게 “ㅇㅋ”라고 답하며 명태균의 분석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화는 윤석열 후보가 대선 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명태균의 여론조사와 조언에 의존했음을 보여준다.
명태균은 대선 기간 동안 언론에 공개되지 않는 비공표 여론조사를 총 14차례 실시했으며, 이 결과 역시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됐다.
검찰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명태균은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전송하며 “보안 유지 부탁드립니다”라고 당부했고, 김 여사는 이를 수시로 확인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2021년 9월 4일, 명태균은 김 여사에게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전송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대전·충남 경선 투표 결과 자료도 함께 전송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여사는 “감사합니다”라고 답하며 명태균의 자료를 꼼꼼히 검토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공표 여론조사는 외부에 유출되면 안 되는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명태균은 이를 김건희 여사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명태균이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명태균은 여론조사업체 PNR에 “윤석열 후보가 홍준표 후보보다 2~3% 더 높게 나오게 해달라”며 조작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태균이 윤석열 후보의 대선 캠프를 위해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공천을 받은 의혹도 제기됐다.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 강혜경 씨의 증언에 따르면 명태균은 여론조사 비용을 받지 않고 무료로 조사했으며, 대신 윤 대통령 측으로부터 정치적 혜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명태균의 여론조사 비용은 총 3억 7500만 원에 달했으나, 윤석열 캠프의 정치자금 자료에는 이 비용이 기록되지 않았다. 만약 윤 후보가 무상으로 여론조사 보고서를 제공받았다면 이는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며, 공천으로 대가를 지급했다면 뇌물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과 명태균 게이트를 포함해 다양한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하는 “김건희 특검법”은 국회에서 네 차례나 폐기됐다.
이 법안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명품 가방 수수, 공천 개입 의혹 등 15가지 사안을 수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 법안이 계속 폐기되자 다섯 번째 특검법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의 의혹을 철저히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는 대선 과정에서 불법적인 여론조사와 공천 개입 의혹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특히 김 여사가 여론조사 자료를 받은 뒤 “충성”이라는 답장을 보낸 정황은 윤 대통령 부부가 대선 전략에 있어 명태균에게 크게 의존했음을 보여준다.
검찰은 280개의 카카오톡 대화 캡처 파일을 확보하고도 윤 대통령 부부를 소환 조사하지 않았다.
그러나 뉴스타파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이들의 은밀한 대화 내용을 추가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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