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 부문장)이 7일(현지시각)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적용과 관련해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홈 AI’ 연결성·보안성 갖춰 기술 경쟁력 높일 것”
한종희 부회장은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행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급망이 잘 되어 있고, 부품공급부터 제조까지 소비자에게 가는 루트가 잘 갖춰졌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 부회장은 간담회에서 연신 ‘홈 AI’를 주축으로 한 연결성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실질적으로 AI가 삶에 내재돼 구현됐을 때 발휘할 수 있는 효과에 주목했다. 지난해에는 AI를 접목한 제품 소개와 청사진 제시에 주력했다. 삼성은 사용자에게 초개인화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홈 AI를 활용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화두도 AI인데, AI는 모든 업종에 걸쳐 진화, 발전하고 있다”며 “AI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주안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는 휴대폰을 비롯해 TV, 가전, 전장 등 다양하고 많은 포트폴리오를 갖춘 전세계 유일한 회사다”라며 “이 장점을 살리려면 결국 연결 경험이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소비자가 불편하고 하기 싫은 것, 어려운 것을 스스로 알아서 해줄 수 있도록 고객 관점에서 연결성을 높이고 보안도 함께 갖춰 기술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중국 공세 심화되도 ‘세계 1등’ 자신있어
삼성전자는 또 중국 공세에도 불구하고 TV 부문에서 세계 1등 지위가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 시장 전체적으로 경쟁이 심화되며 어려움이 있었다”며 “TV는 중가 이하 가격대를 중심으로 경쟁이 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분기들어 네오 QLED나 프리미엄 제품이 선전하며 무난하게 19년 연속 1위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용 사장은 이어 “우리는 115인치 사이즈를 따로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대형 사이즈 라인업을 늘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백라이트나 QD 기술 말고도 새로운 기술 모멘텀으로 기존 TV 역할을 확대한 ‘비전 AI’를 제시했는데, 이러한 차별화한 기술로 중국과 경쟁에서 공고한 1등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경쟁자가 많다는 건 또 하나의 기술 포인트가 생겼다는 의미다”라며 “에전에는 세계 최초, 세계 최초를 강조했다면 이제는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느냐를 중심으로 제품을 선보이고자 한다. 우리는 연결 경험을 중시하고 차별화하는 방향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제조·리테일·주방 축으로 로봇 사업 확대
삼성전자는 또 ‘제조’, ‘리테일’, ‘키친(주방)’ 등 세가지를 큰 축으로 삼아 로봇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종희 부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기조연설에서 말했 듯 휴머노이드는 빨라질 것 같다”며 “다 같이 가자는 의미에서 로봇추진사업단도 만들고 계획대로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젠슨 황의 말처럼 로봇이 AI를 만나면 새로운 혁신이 일어날 것이다”라며 “삼성이 로봇 분야에서 빠르다고 볼 수는 없지만 투자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로봇 투자와 관련해 M&A 등을 성사시키고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자체 AI를 발전시켜서 삼성전자에 맞는 좋은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로봇을 미래 성장 포인트로 다지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4분기 실적과 관련해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앞서 삼성전자는 이날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지난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한종희 부회장은 “시장이 생각하는 기대치보다는 낮게 나온 게 맞지만 이를 중심으로 한발짝 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작년, 재작년에 적자를 많이 냈는데 갈수록 더 좋아지고 있고, 올해는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또 개발자 인재 유출에도 의견을 냈다. 한 부회장은 “회사를 끌어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다”라며 “좋은 환경과 조건에서 일할 수 있느냐가 가장 1순위 숙제인데 관련 부서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 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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