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의 한 계정에는 “전액 장학금 포기했습니다”라며 ‘경제학과 ㄱ○○’ 씨가 받은 6과목 전체가 F학점인 성적표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계정은 소개에 “동덕여자대학교 공학 전환 반대 수업 거부 기록”이라고 적어 놓았다.
이 계정은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반발하며 수업 거부에 동참한 동덕여대 학생들이 받은 성적표를 올리고, 그들이 이 ‘F학점 인증 릴레이’에 참여한 배경을 한 줄로 짧게 첨부했다.
지난 2일부터 올라오기 시작한 학생들의 F학점 인증 게시물은 오늘(8일)까지 총 49개가 올라왔으며, 전 과목 F학점을 받아 평점란이 모두 0점인 성적표가 대부분이다.
5과목 전부 F를 받은 문헌정보학과 학생은 “장학금과 교직 이수 포기를 감안하고 수업 거부에 임하였다”고 전했고, 6과목 중 5과목 F를 인증한 시각디자인과 학생은 “학생의 의견과 안전보다 자신들의 수업할 권리가 더 중요하다는 성명문에 이름을 올린 교수에게는 더 이상 배울 게 없다. 전액 장학도 포기했다. 내 동덕여대를 빼앗길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글을 남겼다.
또한, 매 학기 장학금을 줄곧 받아왔다고 글을 작성한 일본어과 학생은 6과목 중 5과목 모두 F를 받은 사진을 공유하며 “4점대 학점이 전혀 아쉽지 않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다. 그러나 스스로의 양심에 떳떳하기 위해 수업 거부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미래 인재 융합대학 소속 학생 또한 F가 나온 성적표를 올리며 “민주적이지 못한 공간에서의 교육과 학습은 의미가 없다. 비민주적인 학교와 교수진, 구성원이 부끄럽다”고 게시글을 남겼다.
6과목 모두 F학점을 받은 성적표를 인증한 커뮤니케이션 콘텐츠학과 학생은 “불의에 침묵하라고 배운 적 없다. 비겁함이 옳다고 배운 적도 없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저항이 수업 거부 및 시험 거부일 뿐이었고 또 배운 대로 행했을 뿐이다”라고 했다.
이렇듯 각기 다른 단과대학, 소속 학과에서 학교에게 보여주기 위한 수단으로 자발적인 수업, 시험 거부 공동 행동을 하고 있다고 SNS를 통해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학 다닌 사람들이라면 F학점 받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거다. 한 학기 등록금을 버리겠다는 것은 쉽지 않은 각오를 한 건데 용감하고 소신 있는 것 같다”, “학점 관리 열심히 하는 거 다 알기 때문에 더욱 마음이 아프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응원한다. 학생들의 F는 실패가 아니다”며 응원 댓글을 남겼다.
반면 “결국 추가 학기 다니게 되면 학교만 돈을 더 벌게 되는 것 아니냐”라는 반응도 있었다.
작년 11월, 동덕여자대학교는 학생들이 수업, 기말고사, 성적 처리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출석률 미충족과 기말고사 미응시 교과목은 예외 없이 ‘F’ 처리된다”고 공지하며, 책임은 학생 개인에게 있음을 명확히 했다.
이에 총학생회와 단과대 대표들로 구성된 중앙운영위원회는 대학 측에 남녀공학 전환 논의 철회를 요구하며, 이를 받아들일 때까지 본관 점거와 자발적인 수업 거부를 지속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동덕여대는 학생들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남녀공학 전환 문제를 공론화하기로 했고, 갈등은 일시적으로 해소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점거 농성 이후 양측 간의 법적 다툼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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