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한 ‘재활 게임’으로 뇌졸중 환자의 운동 기능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는 사례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 대학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VR 기반 재활 프로그램 ‘NeuRRoVR’로 환자들의 신체 기능 향상을 촉진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거울 요법 기반의 재활 프로그램
NeuRRoVR은 ‘거울 요법(Mirror Therapy)’을 기반으로 미시간 대학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거울 요법은 신체의 한쪽 부분이 기능을 잃거나 손상됐을 때, 건강한 쪽의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재활을 돕는 치료법을 말한다. 특히 뇌졸중 치료 후 회복 과정에서 사용되는데, 일반적으로 뇌졸중은 몸의 좌측와 우측 중 한쪽이 마비되는 현상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거울 요법을 통해 환자들은 거울을 통해 정상적인 쪽의 팔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기능이 약해진 팔이 움직인다고 느끼게 된다. 이를 통해 뇌의 신경가소성을 촉진해, 약해진 팔의 기능이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원리다.
NeuRRoVR은 이러한 치료 과정에 VR 기술을 접목시킨 것이다. 환자는 VR 헤드셋을 착용한 다음, 몸에 부착된 모션 센서를 기반으로 다양한 ‘게임’을 수행하기만 하면 된다. 게임은 약해진 부분을 직접 사용하도록 유도하기도 하고, 정상인 쪽과 약해진 쪽을 함께 사용해야 하는 상황을 제시하기도 한다.
프로그램에 포함된 게임 중 하나를 예로 들자면, 환자의 손이 움직임에 따라 공이 위 또는 아래로 움직이도록 구성돼 있다. 프로그램의 요청대로 올바르게 움직일 경우 녹색으로 표시해줌으로써 미션 성공을 알려준다. 환자는 헤드셋을 쓴 채 진행상황을 확인하며, 자신이 직접 손을 움직여 공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연습하게 된다.
안전성이 보장된 움직임 훈련
VR 기술을 활용할 때의 장점은, 환자의 안전이 보장된 상태에서 다양한 기능을 훈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균형 훈련’이다. 반신 마비를 경험한 뇌졸중 환자는 신체의 균형 기능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이 상태에서는 넘어질 위험이 높기 때문에 균형 회복을 위한 훈련을 진행하기가 어렵다.
NeuRRoVR은 환자가 안전하게 누워있는 상태에서 발에 부착된 모션 센서를 통해 균형 운동을 수행할 수 있게 돕는다. VR 헤드셋을 통해 좁은 길 위를 걷거나 줄타기와 같이 비교적 높은 수준의 균형 감각 훈련을 할 수 있다. 안전성이 확보된 상태에서 강도 높은 균형 훈련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문 물리치료사가 함께 할 경우, 개인의 상태와 목표 등에 따라 게임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실제보다 조금 더 잘하고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환자로 하여금 성취감을 느끼도록 함으로써 훈련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다양한 물리치료 프로그램 연구
실제 뇌졸중 환자들에게 NeuRRoVR을 적용한 결과, 운동 능력 및 균형 감각 개선 목표를 달성했다는 긍정적 피드백이 많았다. 가상현실 안에서 환자는 자신의 모습과 비슷한 형태로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 이는 환자가 아바타를 ‘자신의 연장선’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뇌가 더욱 활발하게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미시간 대학 연구팀은 이 기술의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연구를 거듭한다는 계획이다. VR을 통한 활동이 뇌와 신경계의 민감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간단한 수준의 움직임과 비교적 복잡한 움직임이 각각 뇌와 신경계의 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볼 예정이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NeuRRoVR의 기술을 더욱 다듬어 다양한 형태의 물리치료가 가능하도록 만들고자 한다. 거울 요법은 뇌졸중 외에도 외상을 비롯해 신체적 기능 상실이 발생한 환자들의 치료에 활용된다. 따라서 NeuRRoVR 또한 다양한 유형의 환자에게 필요한 물리치료 프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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