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김미희 기자]지난해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산업에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면서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이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과 중국의 투자가 돋보였다.
현재 중국의 경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그간의 미중간의 무역갈등이 더 커질 것으로 예고되는 가운데 중국이 국내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상태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이차전지소재 등 분야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의도로도 읽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2024년 FDI가 신고 기준으로 345억7천만달러로, 전년보다 5.7%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연간 FDI 신고 금액은 ▲2020년 207억5천만달러 ▲2021년 295억1천만달러 ▲2022년 304억5천만달러 ▲2023년 327억1천만달러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실제 집행된 투자 금액인 도착 금액은 전년보다 24.2% 감소한 147억7천만달러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일본·중국의 투자는 큰 증가세를 보인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감소했다. 일본 투자는 61억2천만달러(+375.6%), 중국 투자는 57억9천만달러(+266.1%)로 집계됐다.
산업부는 이 가운데 중국 투자가 늘어난 것과 관련, 미국의 대중 견제에 대응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각국과 촘촘히 맺은 한국의 FTA망이 트럼프 2.0 시대에 높아진 보호무역주의를 극복하는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의) FTA망을 놓고 높아진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일종의 ‘안전 무역로’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중국 투자의 경우 승인 단계가 있다”며 “주요 계기마다 중국 투자가 한국의 경제 안보에 문제가 되지 않도록 심사하고 평가하는 절차를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중 갈등 속 미국 진출이 막힌 중국 배터리소재 기업들은 한국 기업과 손잡고 조 단위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LG화학[051910]은 세계 최대 코발트 채굴 업체인 중국 화유코발트와 함께 1조2천억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배터리 전구체 합작 공장을 짓기로 했다. SK온도 중국 GEM(거린메이)과 함께 새만금에 전구체 생산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
한편, 미국과 EU의 투자는 각각 52억4천만달러(-14.6%), 51억달러(-18.1%)로 집계됐다. 산업부는 “미국과 EU의 투자 감소는 전년 대비 역기저 효과와 함께 리더십 교체 등 정치적 변화에 따른 관망세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투자가 전년보다 21.6% 늘어난 144억9천만달러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제조업 중 소부장 투자도 52.7% 늘어난 111억3천만달러로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특히 반도체(13억3천만달러·+46.5%), 바이오(12억3천만달러·+254.2%) 등 첨단전략산업 투자가 대폭 늘었다.
전기·전자(52억6천만달러·+29.4%), 기계장비·의료정밀(23억5천만달러·+174%), 의약(7억1천만달러·+113.2%) 등 업종에서도 투자액이 늘었다. 서비스업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한 178억3천만달러(+0.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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