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이정우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에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6.5조 영업이익을 거뒀다. 직전 분기인 3분기보다 29.19% 떨어진 실적이다.
삼성전자가 8일 공시한 4분기 영업이익은 2023년 같은 기간보단 130.5% 증가한 것이지만 시장 예상엔 못 미쳤다. 증권가에서는 당초 10조원 안팎의 4분기 영업이익을 전망했다가 최근 7조원대로 낮춰 잡았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75조원으로 2023년 동기보다 10.65% 늘고 전 분기보다는 5.18% 줄었다.
이같은 실적 부진은 스마트폰, PC 등 전방 IT 제품의 수요 침체가 예상보다 깊어진 데다 주력인 레거시(범용) 메모리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시한 설명자료에서 반도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실적에 대해 “IT향 제품 중심의 업황 악화로 매출 및 이익이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메모리 사업은 PC·모바일 중심 범용 제품 수요 약세 속에 고용량 제품 판매 확대로 4분기에 메모리의 역대 최대 매출 달성에도, 미래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비 증가 및 선단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또 “비메모리 사업은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가동률 하락 및 연구개발비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메모리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가운데 고객사 재고 조정 영향으로 메모리 출하량과 판매 가격(ASP)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인공지능(AI) 열풍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는 견조하지만 엔비디아 승인 지연 등 HBM 양산 일정이 늦춰지면서 아직 HBM의 실적 기여도가 낮은 상황이다.
시스템LSI(설계)와 파운드리를 포함하는 비메모리 부문도 가동률 하락과 일회성 비용 반영 등으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온 디스플레이와 모바일 부문 실적도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 등에 다소 둔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TV, 가전 등을 아우르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실적에 대해 “모바일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 및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부문이 3조원 안팎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한다.
다른 사업부 영업이익 전망치는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사업부 2조원 안팎, 디스플레이 1조원 안팎, TV·가전 3천억원 안팎 등이다.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은 32조7천300억원으로 전년보다 398.17%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간 매출은 300조800억원으로 2023년 대비 15.89% 늘면서 2022년(302조2천314억원) 이후 2년 만에 300조원대를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사업부별 실적을 포함한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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