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전 사장 시절 KBS 보도·제작 책임자들이 KBS 자회사 임원 등으로 대거 발령됐다.
지난달 취임한 박장범 KBS 사장은 첫 인사를 통해 최재현 전 통합뉴스룸국장(보도국장)을 KBS미디어 감사, 이제원 전 제작본부장을 KBS아트비전 감사, 박진현 전 시사제작국장을 KBS부산총국장으로 발령했다. 윤수희 전 시청자센터장은 KBS미디어 콘텐츠 제작본부장을 맡게 됐다.
위 인사들 재직 시기 KBS에선 ‘땡윤뉴스’ 논란, 4·16 세월호 참사 10주기 ‘다큐인사이트’ 불방 및 ‘역사저널 그날’ 낙하산 MC 논란과 폐지, 윤석열 대통령을 극단적으로 지지한 인사(유튜브 ‘고성국TV’ 운영자)의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MC 기용 논란 등이 잇따랐다. 이 기간 재편된 KBS 시청자위원회엔 주요 언론·방송학회 몫이 빠지고 윤 정부에서 요직을 배출한 공정언론국민연대 등 보수 단체 추천 인사들이 진입했다. 박민 당시 사장은 KBS 편성규약과 단체협약에 따라 임명동의 대상인 통합뉴스룸국장과 시사제작국장을 관련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KBS 다수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6일 “파우치 박장범 취임 이후 진행된 인사를 보고 있노라면 ‘일·능력 중심’ 인사를 하겠다는 파우치 박의 공언(公言)은 그야말로 공언(空言)에 불과한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비판하며 관련 인사 ‘재고’를 요구했다. ‘파우치 박’은 박 사장이 취임 전 윤 대통령 신년 대담 진행자로서 대통령 배우자(김건희 여사)의 고가 가방 수수 사건을 ‘누군가 파우치, 외국 회사의 조만한 백을 두고 간 일’로 축소한 데 빗댄 표현이다.
KBS본부는 “부실, 편파 보도 행적에 대해 내부 감사를 받아도 모자랄 최재현을 KBS의 주요 자회사인 KBS 미디어 감사로 발령내는 게 가당키나 한가. 도대체 무슨 능력을 높이 평가”했느냐며 “편성권과 인사권을 내세우며 공방위(공정방송위원회) 개최를 무산시켜 온 문제적 인물이 바로 이제원이다. 그리고 방송 세트 한 번 제대로 세워본적 없는 이제원이 무슨 아트비전 감사를 하는가”라고 물었다.
또한 “제작진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시 박진현은 진행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성국의 영입은 필요하다며 문제가 될 시 본인이 책임지겠다고 장담을 한 바 있다”고 지적하는 한편 “(윤수희 센터장 시절) 부실 검증을 거쳐 선정된 시청자 위원들은 내란 사태 중인 상황에서 ‘군 사기 진작 프로그램 제작하라’고 하는가 하면, 얼마 전 방송된 성소수자 가족 관련 다큐에 대해 편향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KBS 사측은 이 같은 성명이 나온 이후 7일 현재까지 노조 비판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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