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중심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중국발 디스플레이 공세에 대비하는 한편 주요 고객사인 애플로 공급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신년사에서 사업 확대를 위해 OLED 경쟁력을 더욱 높이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기술을 완성하고 IT OLED 양산 기술을 확대를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공급 확대와 수익성에 초점을 둔 대형 OLED 중심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LCD를 넘어 OLED까지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가 거세진 영향이 크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이런 기조가 심화되면서 이들 업체는 최대 고객사인 애플과 거래를 늘리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애플의 아이폰, 아이패드 등 판매량에 따라 양사의 실적 개선 변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6년 하반기 출시될 애플의 북타입 폴더블 아이폰의 초기 패널 물량을 독점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Z폴드, 갤럭시Z플립 등 폴더블폰 기술 노하우를 공고히 쌓아오고, 애플과도 꾸준히 패널 공급 거래를 이어온 점이 독점 계약을 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물량 출하 규모는 약 1500만~2000만대로 예상된다. 양산 시점은 2026년 5월부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또 충남 아산에 총 4조1000억원을 투자해 8.6세대 생산시설 투자 나섰다. 태블릿, 노트북 등 IT용 OLED 생산을 늘리기 위해 선제적인 투자에 나선 것이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올해는 사업 확대의 대전환기다”라며 “폴더블 기술 완성, 8.6세대 IT OLED 양산기술 확보, IT·오토 사업 확대를 달성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소형 OLED를 중심으로 애플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올해 출시 예정인 아이폰17 시리즈에 중국의 BOE 대신 LG디스플레이 패널을 채택하기로 했다. BOE는 애플이 요구하는 LTPO TFT(저온다결정산화물 박막트랜지스터) 등 기술력을 충족하지 못해 LG디스플레이가 반사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또 올해 상반기 출시를 예고한 애플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 SE4’에도 패널을 공급한다. 독점 공급 형태는 아니지만, LG 비중은 25% 내외로 알려졌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OLED 모듈 공장을 안정적으로 가동시키기 위해 지난해 11월 베트남 하이퐁 OLED 생산 시설에 10억달러(약 1조4656억원)를 추가 투자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품질과 원가 경쟁력은 고객이 신뢰할 수 있는 사업파트너가 되기 위한 기본이다”라며 “올해는 더 집요한 실행력을 발휘해 턴어라운드(실적 개선)를 넘어 경영정상화의 초석을 다지는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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