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여명] ‘십자군 전쟁’ 한국 정치와 법의 지배

서울경제 조회수  

[여명] ‘십자군 전쟁’ 한국 정치와 법의 지배
[여명] ‘십자군 전쟁’ 한국 정치와 법의 지배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민주노총 등 진보단체 회원들이 탄핵 찬성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95년 11월 27일, 교황 우르바누스 2세가 프랑스 클레르몽에서 열린 공의회에 참석해 목청을 높인다.

“이슬람교도는 지중해까지 세력을 확장해 우리 형제를 공격하고 죽이고 있다. 남자는 노예로 삼고 교회는 무너뜨리고 파괴되지 않은 곳은 모스크로 바꾸고 있다. 그들을 더 이상 용서하면 안 된다.” 8차례에 걸쳐 200년간 피의 보복으로 얼룩진 십자군 원정은 이렇게 시작됐다.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 내세운 명분은 명료했다. 인간 세계의 거악을 제거하려면 신의 위임을 받은 성직자 계급이 앞장서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울 좋은 정복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빈민 십자군, 템플 기사단, 성 요한 기사단, 병원 기사단, 튜턴 기사단 등이 깃발을 들었고 신성로마제국 황제와 왕들도 참전했다.

십자군 시대로 불리는 200년은 전쟁과 야만의 역사였다. 신의 이름을 차용해 영토와 권력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죽어 나갔고 삶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한국도 십자군 전쟁을 치르고 있다. 과거 유럽의 십자군 전쟁이 비뚤어진 교리에 뿌리를 박고 있다면 한국의 십자군 전쟁은 굴절된 ‘정치 이념’에 기인하고 있다.

이권을 놓고 둘로 나뉜 상태에서는 항상 한쪽이 다른 쪽을 밀어내고 괴멸시키려 한다.

한국 정치에서는 보수를 표방하는 국민의힘과 진보를 내세우는 더불어민주당이 그렇다. 시대정신을 역행한 윤석열 대통령의 반동적인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에서 상대방 증오와 척결은 극에 달한다.

윤 대통령은 수사기관의 소환 조사에 수차례 응하지 않고 있고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 집행도 경호처의 물리력을 방패 삼아 무력화하고 있다. 새해 인사말에는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 정말 고맙고 안타깝다”며 지지층 결집을 부채질하고 있다.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은 연일 탄핵 찬반 집회로 아수라장이다. 불구대천의 원수 대하듯 삿대질하고 경멸한다.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 세력은 윤 대통령에 대한 신속한 탄핵을 압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에 “탄핵 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하겠다”고 밝힌 것도 탄핵 심판을 최대한 빨리 진행해 조기 대선으로 직행하겠다는 의도를 깔고 있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대통령은 따 놓은 당상이라고 여기고 있다.

국민의힘과 국힘 지지 세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신속한 사법 재판을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공직선거법에 대해 조속히 확정판결이 내려져야 한다고 맞불을 놓고 있다. 이 대표가 유죄 확정판결을 받으면 국힘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여야의 ‘편 가르기 정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광기를 띨 것이 뻔하다. 국민들도 내 편 네 편으로 나뉘어 한국 사회는 ‘정치적 38선’이 더욱 짙어질 것이다. 미국 CNN, 영국 BBC, 일본 NHK 등 외신은 갈라지고 찢겨진 한국 사회의 일그러진 현장을 실시간으로 내보내고 있고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경제에 불신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해법은 멀리 있지 않다. ‘법의 지배’라는 상식이 통하면 된다. 헌재가 8인 체제 회의에 들어간 만큼 탄핵 심판은 헌재 판단에 맡기면 된다. 여야가 구취 나는 정치 입김을 불어 넣지 않아야 한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이나 이 대표 후속 재판도 헌재와 법원, 법관이 좌고우면하지 않고 신속하고 공정하게 진행하면 될 일이다.

시대의 관용구인 상식과 정의에 맞게 윤 대통령 탄핵 심판과 이 대표 공직선거법 재판을 처리하면 된다. 꼼수를 부리고 굽은 샛길을 찾으려고 하면 우리 사회는 더욱 혼란해지고 국민은 갈라진다. 상대 세력에 대한 저주와 삿대질이 대한민국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를 넘어선 지혜, 바로 법의 지배다.

나라 경제는 비탈길을 굴러 내려가고 있고 눅진한 삶에 지친 국민들은 거친 호흡을 토해내고 있다. 지금처럼 구멍이 숭숭 뚫린 정치 시스템으로는 막다른 길에 내몰린 한국을 재건하기 힘들다.

여당과 야당은 우리 편이 얼마나 모였나 ‘집회 계산기’를 두드리지 말고 법의 지배를 따라야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을 ‘정치 이념’ 십자군 전쟁에서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여명] ‘십자군 전쟁’ 한국 정치와 법의 지배
[여명] ‘십자군 전쟁’ 한국 정치와 법의 지배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뉴스] 랭킹 뉴스

  • ‘갑자기 날아온 따귀…?!’ 탄핵찬성 손팻말 들었다가 여성이 당한 일은 진짜 말도 안된다
  • [르포] 대형 화물차 '아찔한 질주'…주민 안전 위험천만
  • 전 세계 딱 2대… 블랙핑크 '제니車' 중고로 떴다
  • [5개 여론조사]터무니 없는 민주당의 여론조작설...尹지지율 34.3~40%‧김문수 범보수서 지지도 15.6% 1위
  • 뉴욕지하철 피해자 누구 신상 현재 상황 밀어서 죽을까봐 벽에 붙어있는 이게 선진국?
  • 與권성동, '소신파' 김상욱에 탈당 권유…金 "마녀사냥 응할 생각 없다"

[뉴스] 공감 뉴스

  • 尹측 "공수처, 중앙지법에 구속영장 청구시 절차 응하겠다"…속내는?
  • 이희철·유호한 안타까운 비보...'심근경색' 주의보
  • LG생활건강 “뷰티테크 스타트업 육성… 22억원 규모 투자펀드 설립”
  • "우리 딸, 첫 차로 좋겠네"…2250만원으로 '뚝' 떨어진 가성비 SUV
  • '법치파괴 3적' 오동운·이호영·박세현...서정욱 "수사·사법체계 완전히 붕괴"
  • 롯데 자이언츠 프랜차이즈 스타였는데... 또 감옥에 갇힌 전직 야구선수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자숙 중 셀프 열애설&결혼설” 김새론, 24살에 30억 재산으로 외제차 사랑
  • “시진핑도 반한 그 차” 700km 주행 가능한 대형 SUV 공개
  • “단종설 쏙 들어갔네” 쏘나타, 드디어 국민 세단 명성 회복했다
  • “1억 5천 주고 누가 혼다 사냐” 정신 못 차린 일본 전기차 근황
  • “600마력 넘는 하이퍼카” 로터스 에메야, 주행거리도 500km 넘겼다
  • “경찰을 호구로 보는 이유?” 음주 단속 정보 앱이 음주운전자를 돕는다
  •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뭐하는 짓?” 신호위반하고 경찰차까지 들이받은 50대
  • “제네시스 사려다 벤츠 매장으로 발길 돌리는 이유” 티맵까지 갖춰 인기 폭발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월세방 부수고 나간 세입자…집주인에 "알아서 하세요" 조롱

    연예 

  • 2
    임지연 보러왔다가... 압도적 비주얼, 연기로 제대로 터진 '한국 드라마' 20대 남자 주인공

    연예 

  • 3
    대박… 이동진이 '오징어게임2' 보고 솔직하게 남긴 리뷰

    연예 

  • 4
    제네시스, 럭셔리 세단 'G80 블랙' 판매 개시

    차·테크 

  • 5
    조승우, 홀로 ‘삼 남매’ 키운 어머니 위해 아파트 선물까?

    연예 

[뉴스] 인기 뉴스

  • ‘갑자기 날아온 따귀…?!’ 탄핵찬성 손팻말 들었다가 여성이 당한 일은 진짜 말도 안된다
  • [르포] 대형 화물차 '아찔한 질주'…주민 안전 위험천만
  • 전 세계 딱 2대… 블랙핑크 '제니車' 중고로 떴다
  • [5개 여론조사]터무니 없는 민주당의 여론조작설...尹지지율 34.3~40%‧김문수 범보수서 지지도 15.6% 1위
  • 뉴욕지하철 피해자 누구 신상 현재 상황 밀어서 죽을까봐 벽에 붙어있는 이게 선진국?
  • 與권성동, '소신파' 김상욱에 탈당 권유…金 "마녀사냥 응할 생각 없다"

지금 뜨는 뉴스

  • 1
    혼다,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 '혼다 제로' 공개…독자 OS도 탑재

    차·테크 

  • 2
    박지현→전유진, 손태진 ‘트로트라디오’ 출격

    연예 

  • 3
    라미란, '2025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멀티테이너 부문 수상

    연예 

  • 4
    원지안, ‘오징어게임2’ 입덕캐 세미…차기작은 ‘북극성’

    연예 

  • 5
    '외인에서 갈린 승부?' 51점 폭격+팀 14연패 끊어낸 실바…투트쿠 대체 마테이코, 데뷔전서 3득점 부진

    스포츠 

[뉴스] 추천 뉴스

  • 尹측 "공수처, 중앙지법에 구속영장 청구시 절차 응하겠다"…속내는?
  • 이희철·유호한 안타까운 비보...'심근경색' 주의보
  • LG생활건강 “뷰티테크 스타트업 육성… 22억원 규모 투자펀드 설립”
  • "우리 딸, 첫 차로 좋겠네"…2250만원으로 '뚝' 떨어진 가성비 SUV
  • '법치파괴 3적' 오동운·이호영·박세현...서정욱 "수사·사법체계 완전히 붕괴"
  • 롯데 자이언츠 프랜차이즈 스타였는데... 또 감옥에 갇힌 전직 야구선수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자숙 중 셀프 열애설&결혼설” 김새론, 24살에 30억 재산으로 외제차 사랑
  • “시진핑도 반한 그 차” 700km 주행 가능한 대형 SUV 공개
  • “단종설 쏙 들어갔네” 쏘나타, 드디어 국민 세단 명성 회복했다
  • “1억 5천 주고 누가 혼다 사냐” 정신 못 차린 일본 전기차 근황
  • “600마력 넘는 하이퍼카” 로터스 에메야, 주행거리도 500km 넘겼다
  • “경찰을 호구로 보는 이유?” 음주 단속 정보 앱이 음주운전자를 돕는다
  •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뭐하는 짓?” 신호위반하고 경찰차까지 들이받은 50대
  • “제네시스 사려다 벤츠 매장으로 발길 돌리는 이유” 티맵까지 갖춰 인기 폭발

추천 뉴스

  • 1
    월세방 부수고 나간 세입자…집주인에 "알아서 하세요" 조롱

    연예 

  • 2
    임지연 보러왔다가... 압도적 비주얼, 연기로 제대로 터진 '한국 드라마' 20대 남자 주인공

    연예 

  • 3
    대박… 이동진이 '오징어게임2' 보고 솔직하게 남긴 리뷰

    연예 

  • 4
    제네시스, 럭셔리 세단 'G80 블랙' 판매 개시

    차·테크 

  • 5
    조승우, 홀로 ‘삼 남매’ 키운 어머니 위해 아파트 선물까?

    연예 

지금 뜨는 뉴스

  • 1
    혼다,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 '혼다 제로' 공개…독자 OS도 탑재

    차·테크 

  • 2
    박지현→전유진, 손태진 ‘트로트라디오’ 출격

    연예 

  • 3
    라미란, '2025 대한민국 퍼스트브랜드 대상' 멀티테이너 부문 수상

    연예 

  • 4
    원지안, ‘오징어게임2’ 입덕캐 세미…차기작은 ‘북극성’

    연예 

  • 5
    '외인에서 갈린 승부?' 51점 폭격+팀 14연패 끊어낸 실바…투트쿠 대체 마테이코, 데뷔전서 3득점 부진

    스포츠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