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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에 세계 4위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가 합류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최대 경제국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의 합류를 계기로 달러 패권에 도전하며 ‘반(反)서방 연대’를 강화하는 브릭스에 힘이 실릴지 관심을 모은다.
올해 브릭스 의장국인 브라질은 6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인도네시아가 브릭스 정회원국으로 공식 가입하기로 했다”며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통칭)’ 협력의 심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도 “인도네시아의 브릭스 합류는 글로벌 사우스의 집단적 부상이라는 역사적 추세에 따른 것”이라며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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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가 회원국으로 합류하면서 브릭스 정회원국은 10곳이 됐다. 2009년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4개 국가로 출범한 브릭스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합류했고 10년 이상 외부에 문호를 개방하지 않다가 2023년부터 공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후 이집트·에티오피아·이란·아랍에미리트 등이 정회원국으로 합류한 후 브릭스는 전 세계 인구의 약 46%, 국내총생산(GDP)의 35%, 석유 생산의 30%를 차지할 만큼 영향력도 키웠다. AP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아제르바이잔·말레이시아 등도 브릭스 정회원국 가입 의사를 밝히며 대기 중이다.
브릭스는 특히 지난해 10월 러시아 카잔 정상회의에서 ‘달러 대안을 찾자’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반서방 연대’를 굳혀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열 번째 회원국이 된 인도네시아 역시 새 정부 출범 이후 친(親)서방보다 친중국 노선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인도네시아는 2023년 이미 기존 브릭스 회원국들의 가입 지지를 받았지만 당시 조코 위도도 정부가 “브릭스 가입에 따른 영향력에 대한 연구가 먼저 돼야 한다”며 가입 의향서 제출을 미뤘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출범한 프라보워 수비안토 정부는 첫 번째 해외 순방지로 중국을 선택하고 브릭스 정회원국 가입을 공식화하는 등 외교 방향을 틀었다. 자카르타포스트는 “전임 정부가 서방 주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에 중점을 뒀다면 현 정부는 브릭스 가입에 더 관심을 보였다”며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브릭스 가입은 반서방에 합류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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