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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만나 뵙지 못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다시 일정을 조율해 만나 뵙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9일 별세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1983년 2월 26일 당시 미국 망명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썼다.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은 7일 김 전 대통령과 카터 전 대통령의 40여 년 전 친필 서신을 포함한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는 두 지도자가 서로에게 보인 존경과 우애가 고스란히 담겼다.
1983년 3월 30일 김 전 대통령과 카터 전 대통령이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에모리대에서 회동하며 나눈 대화와 환영사가 담긴 2분 분량의 음성 자료, 사진도 공개됐다. 당시 김 전 대통령은 카터 전 대통령에게 “항상 당신을 존경해왔다. 특히 당신의 인권 정책을 존경했다”고 말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을 환영하며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향한 진보가 현재 공적인 자리를 맡고 있는 정치 지도자뿐 아니라 야당의 노력으로 증진됐다고 믿는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이뤄낸 일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우리가 우리나라와 지구상의 다른 나라들에서 앞으로 기본권과 자유를 향한 더 큰 진보를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1977년 취임한 카터 전 대통령은 1980년대 초 신군부 치하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던 김 전 대통령의 구명 운동에 나서는 등 한국 내 인권 문제에 관심을 보였고 퇴임 후에도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도서관 측은 “이번에 공개된 사료는 두 지도자가 보여준 국제적 연대와 민주주의, 인권, 평화를 위한 헌신의 상징성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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