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연미선 기자 국내 화장품 수출액이 역대 최대 수출액인 92억달러(2021년)를 지나 지난해 1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중국 소비 심리 악화에 미국 관세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K뷰티 업계 전망이 다소 어두워 이목이 쏠린다.
◇ K뷰티 수출국 1위 ‘중국’ 유지… 떠오르는 ‘미국‧일본’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지난해 연간(12월 말 기준) 국내 화장품 수출 규모가 전년도 85억달러 대비 20.6% 증가한 102억달러(잠정)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화장품 수출이 지난 2012년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넘긴 지 12년 만이다. 지난해 10월에는 한 달 동안 10억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25억달러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미국(19억달러)‧일본(10억달러)이 뒤따랐다. 이들을 포함한 상위 10개국이 전체 화장품 수출액의 77%를 차지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연합은 2021년 4,000만달러(17위)에서 지난해 1억7,000만달러(9위)로 지속적인 수출 증가세를 보이면서 처음으로 수출 상위 10개국 안으로 진입했다.
중국은 국내 화장품 수출국 1위를 유지했다. 다만 2021년까지만 해도 50%를 넘겼던 수출 비중이 지난해 처음으로 20%대로 낮아지게 됐다.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직전년도 대비 6억9,000만달러(57.0%↑) 늘어나면서 수출액 증가 폭이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일본으로의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29.2% 늘어 10억달러를 돌파했다.
제품 유형별로는 기초화장품이 76억7,000만달러(20.0%↑)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색조화장품 13억5,000만달러(29.0%↑) △인체 세정 용품 4억7,000만달러(30.7%↑) 등이 뒤따랐다. 기초화장품이 지속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수출 증가 폭은 인체 세정 용품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 “한국 화장품, 미국‧일본 오프라인 시장은 아직 불모지”
지난해 연간 100억달러 수출을 올해도 이어가기 위해서는 뷰티 업계의 전략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중국에 대한 국내 화장품 수출 비중은 줄어들고 있지만, 중국 내 소비 심리 위축이 국내 뷰티 업체 실적을 악화시키고 있을 만큼 영향력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 주요 수출국으로 떠오르는 미국으로부터는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관세 우려가 나오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2월 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국내 화장품 판매업체는 3만6,000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면서 “이는 2017년 1만개를 넘어선 지 7년 만에 네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인디 브랜드 창업자들은 수출 시장을 보고 뛰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K뷰티의 글로벌 확대는 이제 시작으로 채널 측면에서는 온라인이라는 틈새시장에서 인지도와 맷집을 키우고 메인 시장인 오프라인으로 확장 중”이라면서 “일본과 미국 소비시장에서는 오프라인 비중이 90%로, 일본에서는 가장 큰 채널인 드럭스토어가 비어 있으며, 미국 오프라인 시장은 아직 한국 화장품의 불모지”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국가별로 증가하는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테고리 측면에서 미국에서는 기초에서 메인 시장 색조로, 일본에서는 색조에서 메인 시장 기초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경쟁은 더 치열할 수 있지만 중장기 성장 여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식약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對)중국 수출은 유형별로 대부분 감소했지만, 색조 화장용 제품류는 수출이 5.7%(2,000만달러) 증가했다. 대미국 수출은 거의 모든 유형별로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특히 기초화장용 제품류가 직전년도 대비 66.8%(5억6,000만달러)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의 경우, 기초화장용 제품류 수출액이 30.7%(1억5,000만달러)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외에도 색조 화장류 제품류 31.1%(3,000만달러), 인체 세정용 제품류 88.1%(1,000만달러) 등의 유형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정부도 K뷰티 기업 지원에 나선다. 식약처는 “미국‧중국 등 주요 수출국과 규제 외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면서 “수출 다변화에 맞춰 다양한 국가의 해외 규제 동향 파악을 위한 수출 인허가 규정 등 맞춤형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는 국내 자외선차단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맞춤형 1대1 컨설팅 및 GMP 전문가 양성 집중 교육을 진행해 국산 자외선차단제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속 도울 예정”이라면서 “주요 수출국인 아시아 국가 간의 규제 협력과 소통을 위해 작년부터 국내에서 개최하고 있는 ‘원아시아 화장품 규제 협력 포럼’의 참여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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