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배달앱 쿠팡이츠에게 2024년은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중요한 해로 남았다. 후발주자로서 줄곧 3위에 머물렀던 업계 내 입지 및 위상이 2위로 도약한 것이다. 특히 무료배달 등 적극적인 공세를 앞세워 배달앱 업계의 흐름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제는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을 위협한다는 평가까지 나올 정도다.
◇ 2위로 자리매김한 2024년… 이제는 배달의민족 겨냥
쿠팡이츠에게 2024년은 특별한 한해였다. 요기요를 제치고 업계 3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을 뿐 아니라, 격차를 크게 벌리며 2위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기까지 한 원년이기 때문이다.
2019년 출범한 쿠팡이츠는 이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무모한 도전’이란 지적과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업계 특성과 두 경쟁사의 공고한 위상에 부딪혀 다른 후발주자들과 마찬가지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뤘다.
초기 쿠팡이츠의 행보는 이러한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지만 서비스 지역 등의 한계 속에 점유율은 미미했고, 두 경쟁사의 견제도 만만치 않았다. 등장과 함께 ‘화려한 돌풍’은 없었다.
하지만 이후 쿠팡이츠는 점차 존재감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배달앱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 가운데, 기존의 군소 경쟁사들을 제치고 두각을 나타낸 것이다. 특히 무료배달, 단건배달 등으로 차별화를 꾀한 것이 주효했고, 모기업인 쿠팡의 존재도 중요한 지렛대가 됐다. 그렇게 쿠팡이츠는 업계 3위로 자리매김하며 배달앱 시장을 3강 구도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또 한 번의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건 2023년 들어서다. 쿠팡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혜택을 강화하며 큰 효과를 본 쿠팡이츠는 이후 공세의 수위를 높이며 때마침 안팎으로 혼란에 빠졌던 업계 2위 요기요를 위협했다. 결국 2023년 말~2024년 초를 기해 추월에 성공했고, 이후 빠르게 격차를 벌려나가며 2위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쿠팡이츠의 이러한 행보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을 위협한다는 평가까지 나오며 경쟁구도가 본격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아직까진 배달의민족과의 격차가 적지 않은 수준이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배달의민족이 2,243만명, 쿠팡이츠가 963만명, 요기요가 547만명을 기록했다. 다만, 추세는 쿠팡이츠가 돋보인다. 쿠팡이츠는 2023년 12월 519만명이었던 MAU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이어가며 1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배달의민족은 같은 기간 2,200만명 안팎을 오가며 ‘현상유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배달의민족과의 경쟁구도에서 관건은 ‘서비스 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달의민족은 배달앱 3사 중 가장 많은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 중인 반면, 쿠팡이츠는 여전히 상당수 지방에선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비스 지역 확대는 쿠팡이츠가 점유율을 보다 확대하고, 특히 배달의민족의 점유율을 빼앗아오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때마침 쿠팡은 소위 ‘쿠세권’이라 불리는 로켓배송 서비스 지역을 수년 내 전국구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며, 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쿠팡 유료회원이 쿠팡이츠의 중요한 원동력인 만큼, 쿠팡이츠 역시 쿠팡의 이러한 행보와 발을 맞춰 서비스 지역을 적극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나가고 있는 쿠팡이츠가 올해는 어떤 행보로 배달앱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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