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월 해외 한국경제설명회(IR)를 추진한다. 통상 주요국 재무장관 회의나 국제적인 경제 관련 행사가 열릴 때 부차적으로 진행되는데, 단독 행사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경제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빠르게 해소하고, 미국 신(新)정부 출범에도 대응하겠다는 목적이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이르면 이달 말 해외투자자, 주요 금융기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등을 대상으로 한국경제 IR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경제 IR은 정부가 투자 유치를 확대하고 국가 신용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의 경제 상황, 정책 방향 등을 설명하는 행사다. 가장 최근에는 작년 10월 뉴욕에서 열렸다. IR은 통상 연말·연초에 열리지 않는다. IR 대상인 주요 신용평가사, 금융기관 등 직원들의 장기 휴가 기간과 일정이 겹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올해에는 최근 탄핵 정국으로 인한 한국 대외신인도 하락,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 등 우려가 커지면서 연초로 결정하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도 연초 IR을 진행하지 않았다”며 “기존 IR은 한국 경제에 대한 강점 등을 내세워 금융기관의 관심을 유도해 왔다면, 현재는 ‘한국 경제에 희망이 있고 권한대행 체제에서 정치적 불확실성도 해소 중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IR는 ‘경제 수장’인 최 권한대행이 직접 진행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초 개최한 대외관계장관회의에서 올해 직접 IR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같은 달 한 총리에 대한 탄핵으로 초유의 ‘대행의 대행’ 체제가 되면서, 해외 일정 소화가 사실상 어려워졌다.
최 권한대행은 혼자서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 직무대행·경제부총리·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 등 4역을 수행하고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10차례나 주재했고, 대외경제현안간담회·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 등도 매주 직접 챙기고 있다.
정부는 최 권한대행 대신 IR을 진행할 인사를 검토하고 있다. 1순위로는 최종구 국제금융협력대사와 최중경 국제투자협력대사를, 2순위로는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을 고려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최 권한대행이 직접 IR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며 “앞으로 IR 일정을 후보 인사들과 조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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