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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한때 정계 스타였던 캐나다 트뤼도 총리,사임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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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53)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 시각)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2015년 11월 총리에 오른 지 9년 만으로 캐나다 경제 침체, 재무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임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하자 택한 선택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불확실한 경제 전망과 정치적 내분 속에서 분노한 유권자들에게 굴복했다”고 분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뤼도는 이날 오타와에 있는 총리 관저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부 갈등으로 인해 다음 선거에서 내가 최선의 선택지가 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며 “당이 차기 대표를 선출한 이후 당 대표직과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캐나다는 올해 10월 총선을 치를 예정이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 시각) 오타와 관저 밖에서 자유당 대표직 사임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P 연합뉴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 시각) 오타와 관저 밖에서 자유당 대표직 사임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P 연합뉴스

총리 아버지 둔 세계 진보 정치계 스타

트뤼도는 10년간의 보수당 통치 끝에 2015년 11월, 당시 44세의 나이에 총리직을 맡았다. 캐나다 역사상 두 번째로 젊은 총리였다. 취임 직후에는 캐나다를 자유주의로 되돌렸다는 찬사를 받았다. 트뤼도는 다른 나라들이 국경을 강화하려 할 때도 이민을 지지했다. 또한 다양성과 성평등을 옹호해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구성된 내각을 만들었다. 트뤼도 총리가 내각 성별을 균등하게 배분한 것을 두고 “2015년이니까”라고 발언한 것은 두고두고 회자된다.

2016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에서 도널드 트럼프로 바뀌면서 트뤼도는 트럼프와 다른 길을 걸으며 오바마의 유산을 이어받는 듯했다. 트럼프가 2017년에 이민자들을 단속하는 동안 트뤼도는 난민을 받아들인 것이 대표적이다. 트뤼도는 당시 “다양성은 우리의 힘”이라며 “박해, 테러, 전쟁을 피해 도망치는 사람들에게 캐나다인들은 여러분의 신앙과 관계없이 여러분을 환영할 것”이라고 했다. 트뤼도는 캐나다에 도착하는 시리아 난민을 환영하기 위해 공항에 나가기도 했다.

그러면서 트뤼도는 세계 진보 정치계 스타로 떠올랐다. 보그가 2015년 트뤼도를 “관습을 거스르는 핫한 인물 10인” 중 한 명으로 선정하면서 “캐나다 정치인의 꿈”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정치적 후광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줬다. 트뤼도의 아버지 피에르 트뤼도는 미국의 존 F.케네디 전 대통령에게 비견되는 인물로 1968년부터 16년 동안 캐나다 총리를 지냈다. 트뤼도는 아버지가 총리였을 때인 1971년에 태어났다. AP통신은 “키가 크고 날씬하며 영화배우 같은 외모를 가진 트뤼도는 아버지의 정치적 영향력을 빼도 스타로서의 파워를 이어받았다”고 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 시각) 오타와 관저 밖에서 자유당 대표직 사임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 AP 연합뉴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6일(현지 시각) 오타와 관저 밖에서 자유당 대표직 사임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 AP 연합뉴스

◇ 2017년 정치 스캔들 터지고 코로나19 이후 인플레이션으로 지지율 하락

하지만 2017년부터 트뤼도의 정치력은 떨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치 스캔들이 문제였다. 트뤼도는 2017년에 개인 헬리콥터 비행 등 선물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또한 그의 가족이 정부와 계약을 체결한 자선단체로부터 수십만 달러를 받았다는 사실도 밝혀지면서 평판이 손상됐다. 이에 2019년 총선에서 자유당은 다수당 지위를 잃었고, 신민주당(NDP) 등과 동맹을 맺어야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등한 인플레이션은 트뤼도의 발목을 잡았다. 급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치솟았던 캐나다의 인플레이션은 2% 미만으로 떨어졌으나, 실업률은 6% 이상으로 여전히 높다. 최근 몇 년 동안 캐나다 일부 지역 주택 가격은 30~40%까지 치솟았다.

이를 반영하듯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집권 자유당은 야당인 보수당보다 지지율이 25%포인트(P)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10월 11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하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기념 촬영을 한 모습. / AP 연합뉴스
2017년 10월 11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 도착하자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기념 촬영을 한 모습. / AP 연합뉴스

◇ “캐나다는 미국의 51번째 주” 트럼프 당선에 휘청

트뤼도는 최근 몇 주 동안 자유당 내부에서 사퇴 압력을 받았다. 그 중심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있다. 트럼프는 당선 이후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고 트뤼도는 지난해 11월 플로리다에 있는 트럼프의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았다. 하지만 성과는 없었던 듯 보였다. 트럼프가 12월 초, 소셜미디어(SNS)에 “위대한 캐나다주의 트뤼도 주지사”라며 조롱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트럼프는 트뤼도가 사임을 발표한 직후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돼야 한다”고 또다시 캐나다를 압박했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재무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갑자기 사임하면서 트뤼도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했다. 트뤼도의 참모였던 프리랜드는 “트뤼도가 트럼프가 제기한 도전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후 자유당 의원 사이에서 당을 위해 트뤼도가 사임하고 다른 사람이 총선을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NYT는 “트뤼도는 다른 서방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분노한 유권자들과 마주하고 통제력을 잃었다”며 “지난 20년 이상 대부분의 선진국을 지배해온 진보 정치가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노동 계급의 경제 상황, 이민에 대한 불안, 기후 변화 관련 정치에 대한 피로감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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