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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극우화 되는 국민의힘… 의원 40여명 대통령 관저 집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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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기한의 마지막 날인 6일 국민의힘 의원 40여 명이 대통령 관저에 결집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극우 보수단체들이 관저 앞에서 집회를 이어온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관저 앞에 모이면서 극우 지지층에 편승하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 국민의힘, 윤석열 탄핵·체포 ‘원천 무효’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 30여 명은 이날 오전 6시경 윤 대통령의 한남동 관저 인근 볼보 빌딩 앞에 모였다. 고위공직사수사처(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다. 

윤 대통령의 적극적인 지지로 당 대표를 역임했던 김기현 의원은 공수처가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 수사 권한이 없다며 체포영장 집행도 “불법으로서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공수처의 수사 권한이 ‘직권남용’에 한정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국가보안시설은 관리자의 승인 없이 압수수색할 수 없는 형사소송법의 조항이 있으나 체포영장에 예외 규정을 둔 점을 비판했다. 

그는 “저와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와 같은 마음을 모아서 원천 무효인 압수수색 영장을 반드시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이 자리에 함께했다”고 했다. 이어 “반드시 원천 무효인 ‘사기 탄핵’이 진행되지 않도록 저와 함께하는 의원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싸워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당권의 핵심인 친윤계 권성동 원내대표도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 김 의원과 같은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권도 없으면서 대통령 체포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나서서 한남동 관저 주변의 극심한 혼란을 야기했다”며 “지난 4년간 체포 영장이나 구속영장을 단 한 번도 집행해 본 적이 없는 기관이 공수처다. 그런 공수처가 위법적인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게 가당키나 하냐”고 반문했다. 

신동욱 대변인은 이날 비대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전에 당 의원 30명이 대통령 관저에 다녀왔는데 지도부는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지도부가 지침을 주거나 이런 것은 없다”며 “자발적으로 가겠다는 분들이 갔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는지 보고받은 것은 없다”고 답했다. 

극우 보수단체를 이끄는 전광훈 목사 주도하에 있는 윤 대통령 지지 집회에 의원들이 참석한 것을 두고는 “저희 집회 참석과 전광훈 목사 집회의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저희가 알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의 법률적 문제점에 대해서는 같은 지적을 하면서도 극우 단체가 주도하는 윤 대통령 지지 집회의 참석은 ‘의원 개인의 선택’이라고 선을 그은 셈이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자유통일당 등이 주도하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와 ‘신자유연대’ 등 극우 보수단체 측은 관저 인근에서 밤새 윤 대통령의 체포를 막겠다며 집회를 벌였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한 손에 태극기, 다른 손에는 성조기를 들고 전 목사의 발언에 연신 깃발을 흔들었다. 또 ‘중국공산당 선거 조작 차단’, ‘탄핵 무효, 불법 영장 무효’ 등의 손팻말을 들고 윤 대통령 체포 반대를 외쳤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전 6시부터 모이기 시작해 오후 2시 20분쯤까지 8시간 가량 관저 앞을 지켰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늘어 40명이 넘는 의원들이 관저 앞에 모였다. 

김 의원은 다수 의원들을 대표해 이날 오후 관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구보다도 길거리에서 우리 국민들께서 엄청 고생하고 계신다”며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지금 당장에는 영장 집행이 이뤄질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철수하고 국회나 그 주변에 있다가 상황이 생기면 다시 집합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영장 집행이 이뤄진다면 수사관들을 몸으로 막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김 의원이 기자들 앞에서 질의응답을 하는 동안 바로 옆에 위치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 단상에서는 “빨갱이는 죽여도 돼”라는 등의 극우 발언이 이어졌다. 

◇ 국민의힘, 극우 지지층 논리에 동화되나

한 친한계 인사는 이날 국회 인근에서 「시사위크」와 만나 비상계엄과 탄핵 가결 이후 구성된 새 지도부가 민심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비판했다. 전광훈 목사 등 극우 행보를 보여온 이들이 집회를 주도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관저 앞에 찾아가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점도 멀리 보았을 때 보수정당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도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관저 앞에 모인 의원들에 대해 “집권 여당 의원으로서 또 윤 대통령에게 은혜를 받은 사람들이 의리를 지킨 것”이라면서도 “그것은 조폭 사회에서나 용인되는 행위”라고 일침했다. 이어 “내란 혐의자고 비상계엄을 통해 헌법을 유린한 피의자를 보호하고 옹호하는 정치적 판단을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전 목사가) 인원 동원이 가능하고 그 자리(윤 대통령 지지층 집회)에 있으면 어마어마한 환호를 받는다”며 “그런 유혹에 넘어간 것으로 봐야한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위기감을 증폭시키는 보수 유튜버들의 선전 선동이 (윤 대통령) 지지층을 집결시키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시사위크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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