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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장관 “尹 계엄, 심각한 우려 한국 정부에 전달…헌법 수호하려는 국민 변함없이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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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을 앞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조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직접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면서, 민주주의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 국민들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6일 서울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 청사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회담 이후 기자회견을 가진 블링컨 장관은 지난해 12월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촉발된 한국의 정치상황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이 취한 조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고 이를 (한국) 정부에 직접 전달했다”고 답했다.

블링컨 장관은 “하지만 한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을 신뢰하고 (한국의 민주주의적인) 제도가 강하다”며 “한국 국민들이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려는 노력을 통해 모든 상황의 평화적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발언에서도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우회적으로 잘못을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두 나라 모두 전환기를 겪고 있는데, 우리 관계는 단지 경제적, 안보적 이익뿐만 아니라 우리가 공유하는 민주주의 가치에도 기반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40년 동안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다른 국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민주주의를 가져 왔다”며 “최근 몇 주 동안 한국의 민주주의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도전에 직면한 것처럼 시험대에 올랐지만, 한국 국민은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보여주며 대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은 이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한국인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한다”며 “우리는 세계 민주주의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이 헌법에 따라 나아갈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민주주의의 차별성은 이런 도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민주주의는 도전이 있을 때 그것을 없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직면한다. 다소 아플지라도 투명하게 직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보기에 불편할 수 있지만 이것이 우리 시스템(민주주의)의 강점이다”라며 “다양한 도전에 대해 헌법과 법치주의에 따라 대처할 때 평화적으로 해결하면 이것이 강점이 된다. 대한민국이 다시 강점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이 6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가진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이 6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가진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외신기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옹호자’라고 평가했고 한국에서 민주주의 정상회의도 개최했지만, 실제로는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는 등 비민주적인 권력욕을 보였다며, 바이든 정부가 윤 대통령의 이러한 면을 간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우리든 한국이든 도전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우리가 보아왔고 앞으로도 계속 보게 될 반응은 평화롭고 일관되며 헌법과 법치주의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윤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을 언급하며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 러시아와 북한 등 독재국가의 접근과 유사하다며, 왜 한국이 이러한 길을 걸었냐는 질문에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한 달 전에 일어났던 일을 이해하려면 일반적인 맥락보다는 우리사회의 특수한 정치문화, 한국이 걸어온 민주주의 역사, 수많은 갈등과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다는 특수한 한국적 상황을 잘 살펴보셔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우리나라는 굉장히 빠른 시일 내에 민주화와 경제 성장을 이룬 모범적 사례지만 동시에 그런 과정에서 우리도 미처 탐지하지 못했던 취약성을 안고 왔다”며 “그렇게 내재적으로 잠재됐던 요소들이 특수한 상황에서 폭발적으로 나와서 예기치 않고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일들이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 해결은 단시일 내에 어렵고 끊임없이 정치권이 각성하면서 더 완벽한, 더 나은 민주주의를 향해서 노력해야 하고 분열과 갈등의 정치를 극복하고 화합과 통합, 치유의 정치를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정치를 바꾸려는 지식인 층의 각성 및 더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 사건이 한미관계에 얼마나 손상을 입혔는지 모르겠지만, 지난 한 달 동안 미국의 여러 상대와 이야기하니 한미 양국 간에는 완벽한 신뢰가 있고 한미 동맹의 미래는 밝고 굳건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향후 미국의 차기 행정부인 트럼프 정부와는 어떻게 소통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조 장관은 “우리 사회의 강인한 민주적 복원력과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소중한 자산으로 삼아 대외 관계를 조속히 안정화 시키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전력투구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는 우리 헌법의 기본가치일 뿐만 아니라 70년 쌓아온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러한 체제의 기본적 목표와 지향성을 멈출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상황이 어려울수록 외교가 지향해야 할 목표와 지향을 흔들림 없이 유지해야 한다. 우리의 가치 동맹인 미국과 함께 앞으로 흔들림 없이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북한이 중거리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하는 등 바이든 정부 내내 군사력 증강에 힘을 쏟은 데 대해, 미 정부 차원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북핵 문제에) 관여하고자 노력했다”며 “북한 당국과 무조건적 대화 제안을 공개로도 하고 비밀리에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동시에 계속해서 공동의 방어 억제 강화를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쳤는데, 여기에 NCG(핵협의그룹)도 포함된다”며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한 실질 조치를 실시했고, 여기에는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및 인적조치도 포함도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확대된 3국 협력은 한반도에서 대만 해협에 이르기까지 평화와 안정을 위한 보다 통합된 파트너십으로, 경제 및 기술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으며, 특히 우리 국민들을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해 3국 간 협력이 중국 견제도 목표로 두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 조태열(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6일 서울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회담한 뒤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합뉴스
▲ 조태열(오른쪽)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6일 서울 도렴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회담한 뒤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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