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강우 기자 지난해 △공사비 급증 △고금리와 높은 원자재가 △인건비 인상 △그리고 부동산시장 장기 침체 등이 맞물리면서 건설산업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저하된 가운데, 올해 건설산업 또한 호전되기를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라는 연구기관의 발표가 나왔다.
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2025년 건설산업 7대 이슈’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어 “2025년에도 건설산업을 둘러싼 환경은 최근 국내외 경제환경과 건설·부동산 시장 및 사업환경을 고려할 때, 크게 호전되기를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급격한 금리 인하 가능성은 다소 낮고 규제는 여전해 주택시장의 호전은 시간이 필요하고, 경제 환경을 고려했을 시 공사비 상승 추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시장의 불안 요소가 가중됨에 따라 공공부문의 재정적 지출은 당분간 확대하기 어렵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해외건설시장의 경쟁 상황은 더욱 치열해질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건산연은 올해 건설산업 7대 이슈로 △세계경제 불확실성 증대와 저성장 △내수회복 지연과 건설투자 감소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부동산시장 △건설기업의 재무적 리스크 증대 △계속되는 건설 공사비 이슈 △건설현장 인력난 심화 △실용적 건설기술 개발과 활용 관심 확대를 소개했다.
◇ 불안정한 세계경제와 회복 지연 내수
건산연 측은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지난해(3.1%)보다 낮은 2.9%에서 3.0%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해 저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이달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출범하고, ‘보호무역주의’ ‘자국우선주의’가 실행될 것으로 예측돼, 더 강력한 통상 압력 발생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영향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 또한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과 상환 부담 증가로 인해 단기적 회복 기대는 어렵다는 평가다. 대외경제여건 악화가 우려되고, 소비 심리를 더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부동산시장의 불안정과 고용·수출 등 실물경제의 위축에 따른 내수 회복세는 제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게 건산연 측 설명이다.
그리고 최근 내수 부진의 가장 큰 영향으로 꼽힌 건설투자의 경우 지난 2023년 이후의 건설수주 감소 및 건축허가 실적 감소의 영향이 지난 2024년 하반기 이후 나타나면서 당분감 감소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를 뒷받침해 줄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지난해 대비 3.6% 감소하는 등 공공건설시장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돼는 등 올해 전반적인 건설투자는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 건설기업 재무적 리스크 커질 것으로 예상돼
건산연은 지난 2022년 이후 주택시장 위축의 영향에 따라 올해는 주택공급 물량 부족이 심화되고, 정치 경제적 불확실성 증대와 변동성 확대에 따라 부동산시장의 불안전성은 다른 해보다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2022년 이후 계속 감소한 주택 착공 물량의 여파로 2025년 역시 준공 물량이 급감, 공급 부족 문제 또한 심회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으론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오히려 대출을 규제하는 제도들의 본격적인 이행이 예정돼 있어 실질적인 부동산시장 안정화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건설수주 감소와 부동산시장 침체 장기화, 그리고 공사비 상승 등의 사업 수익성 저하로 건설기업의 재무상태도 크게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주요 건설사의 평균 매출원가율은 93.0%를 넘긴 상태로 자재비, 인건비 등이 지속해서 상승함에 따라 원가율이 악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해 전반적인 경영 실적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2022년 이후 지속된 공사비용 상승이 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024년 4분기 이후부터 경영실적이 크게 떨어질 우려가 제기되는 등 향후 건설기업들의 신용도 관리와 자금조달에 애로가 늘어날 것으로 건산연 측은 내다봤다.
건산연 측은 “공사비 상승으로 주택분양 물량 축소 등 건설시업의 전반적인 영업활동을 위축하고, 차입금 규모 증가로 이어져 재무적 이익 감소로 나타나 다시 경영 활동을 제약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건산연, 내실경영체제 강화 필요
‘건설공사비 안정화 대책’ 추진에도 불구하고 공사비 현실화에 대한 논의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하는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1월(잠정) 130.26이다. 지난 2020년 9월 100.64로 100을 넘긴 이후 29.43%나 오른 것이다.
건산연 측은 “건설 및 부동산경기의 장기 침체가 지속됨에 따라 공사비 현실화에 대한 요구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의 경우 트럼프 정부의 대외정책과 중동의 정치적 불안정 지속 등 대외여건을 감안할 때, 원자재가격 인상 및 글로벌 공급망 애로에 따른 수급 불안정 등의 가능성이 커 여전히 공사비 상승 요인은 많다”고 분석했다.
인력난도 심각해 많은 건설현장에서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보험 가입자 수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가입자 수가 16개월째 감소했다.
건산연 측은 “외국인 근로자 쿼터를 확대하는 등 정부가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만성적인 인력난과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상 비용 상승 등을 고려하면, 건설현장의 인력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계속되는 품질, 안전 관련 이슈의 실질적 대응과 인력난 문제에 대한 해결을 위해 건설기수 개발 및 활용에 대한 관심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건설안전사고가 지속되고, 건설 품질 문제가 지속됨에 따라 혁신적인 건설기술의 도입과 활용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중에서도 인공지능(AI), 자동화 기술 등 핵심적인 디지털 기술을 건설생산 과정에서 활용하는 데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건산연 측은 내다봤다.
김영덕 건산연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 작성을 통해 “세계 경제 불확실성 증가로 국내 경제의 저성장세가 불가피한 가운데 부동산시장의 불안전성 증가로 전반적인 건설투자 감소가 불가피한상황이다”며 “정부의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다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어 “건설기업은 건설경기 침체에 대응해 재무적 리스크의 적극적인 대응 등 내실경영체제의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기술 △인력 △재무 등 핵심 경영자원의 안정적인 확보와 역량 확보를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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