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6일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에 파병한 데 대해 “모스크바(러시아 당국)가 북한에 첨단 우주 및 위성 기술 공유의 의도가 있다는 신뢰할만한 정보가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한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이미 러시아로부터 군사 장비와 훈련을 받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수십 년간의 정책을 뒤집고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용인할 가능성에 가까워졌다”고 했다. 이어 “12월 말 쿠르스크에서 1천 명의 북한군이 사망하거나 다쳤다”면서 북러 협력 심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언급했다.
북한은 이날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진행되는 와중에 탄도미사일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조 장관은 “오늘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빈틈없는 연합방위태세와 확장억제를 통해 그 어떤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응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미는 이날 외교장관 회담에서 한국의 정치 혼란에도 한미동맹은 흔들림 없이 견고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조 장관은 “한미동맹에 어떠한 공백도 없음을 재확인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기본적 가치 공유국으로서 연대하에 모든 정책과 행보를 긴밀히 협조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한 일부 조치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고, 이에 대해 (한국) 정부와 직접적으로 소통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주간 한국 민주주의는 시험대에 올랐는데 한국 국민이 회복력을 발휘하며 대처하고 있다”며 “한국이 세계의 선도적 민주국가로서 헌법과 법치주의에 입각해 앞으로 나아갈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미국 기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비민주적 권력욕이 있었던 것을 왜 간과했는가”라고 물었다. 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한남동에서 ‘스탑 더 스틸(STOP THE STEAL)’이라는 피켓을 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 같았는데, 민주주의적 힘이 미국에서 약화되는 것이 한국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4년 전 이날 미국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은 대선에서 패배하자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워싱턴D.C 국회의사당을 점거하고 폭동을 일으켰다.
블링컨 장관은 “한국에서 하는 대처는 헌법에 기반을 두고 평화롭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한국의 브랜드는 최근 들어 굉장히 강력해졌다. 민주적 궤적은 성공 가도를 걸어 왔다. 경제도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선 긍정적 대처를 볼 수 있고,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미국도 마찬가지로 도전이 있고, 다른 민주주의 국가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의 이번 방한은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 이뤄지는 고별 방문 성격이 있다. 그는 한국에 이어 오는 9일까지 일정으로 일본과 프랑스도 순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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