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케이(K)푸드·뷰티 수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올해부터 관련 기업들에 수출 관련한 정보 제공을 강화한다. 기업들이 정보 부족으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고 이를 통해 해외 진출을 돕겠다는 목표다.
6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국내 식품 수출기업이 주요 수출 상대국의 식품 안전 규정 정보 등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글로벌 식품안전규제 정보시스템(CES Food DB)’을 지난 2일 개방했다. 이번에 개방된 시스템은 한국뿐 아니라 필리핀, 태국, 중국,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미국, 대만, 베트남의 식품 안전 관련 규제 정보를 제공한다.
대상 품목은 라면, 김, 비스킷·쿠키, 과실주스, 커피 액기스, 김치, 만두(속을 채운 파스타), 인삼 음료, 찌거나 삶은 쌀, 고추장 등이다. 품목별 기준·규격 및 표시 기준, 식품 안전 규제기관 정보, 식품 안전 법령집 전문, 통관제도·절차 및 준비 서류 등의 정보가 시스템에 포함됐다. 통관제도·절차 등 통관 정보도 제공한다.
시스템에서 국가와 품목을 입력해 조회하면 국가별·품목별·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HS Code) 별 규정을 알 수 있다. 국제통일상품분류체계는 원활한 국제무역과 일관된 관세율 적용을 위해 대외 무역 거래 상품을 숫자 코드로 분류한 것이다. 수출에 필요한 서류, 통관 단계별 절차도 파악할 수 있어 효과적인 수출 전략 수립이 가능해졌다.
식약처는 “2026년까지 정보제공 대상을 30개국 50개 품목으로 차례로 확대하고 최신 식품안전규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며 “국내 수출 식품 부적합 동향과 주요 이슈도 분석·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 중남미, 중동 국가까지 대상 국가를 확대하고, 품목도 수출 상위품목인 소스류, 홍삼 제조품, 곡류 조제품 등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오는 6월부터는 수출기업이 원하는 국가·품목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맞춤형 메일링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식약처는 국내외 화장품 관련 규정, 사용금지 원료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인공지능(AI) 챗봇인 ‘AI 코스봇’ 시범 사업도 오는 12월 31일까지 실시한다. 식약처는 2021년부터 화장품 국내 규제정보를 제공하는 챗봇을 운영해 왔는데 지난해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챗봇 성능을 업그레이드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부족한 점을 보완했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올해는 AI 코스봇의 화장품 규제정보 제공 범위를 국내에서 해외로 확대했다. 중국, 유럽, 미국, 대만,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등이 포함됐다. 또 종전에 AI 코스봇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자주 묻는 질의응답’(FAQ) 중 가장 유사한 답으로 안내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에는 학습한 규제정보를 토대로 질문 내용과 의도에 맞게 적절한 답변을 제공한다. 대화형으로 질의를 이어갈 수 있다.
신준수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AI 코스봇은 규제정보 데이터베이스 및 사용자 피드백을 학습하며 답변 정확도를 높이는 등 기능을 고도화할 수 있다”며 “많이 사용하고 학습할수록 정확해진다”고 했다.
국내 기업들은 수출 절차, 규제와 관련한 정보 부족을 해외 진출 시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꼽는다. 지난달 식약처가 주최한 ‘K뷰티 해외 진출 확대 지원을 위한 간담회’에서 화장품 업체들은 “화장품을 수출하려는 국가의 규제 사항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렵다”,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준다면 해외 시장에 더욱 빠르게 안착할 수 있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 연간 및 1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농수산식품 수출은 117억달러, 화장품 수출 규모는 102억400만달러로 각각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농수산식품과 화장품 모두 처음으로 연간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올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환율 급등, 수출기업의 중간재 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수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식약처는 “수출 기업 애로사항을 청취, 실질적인 지원을 계속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수출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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