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기한 마지막 날인 6일 대통령 관저 인근에 인파가 몰려든 가운데 탄핵을 찬성 또는 반대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묘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이날 오전 7시쯤 서울 용산구 한남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한강 방면에는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가, 남산 방면으로는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두 집회 사이로는 경찰이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집회 인원을 통제하고 있다.
오후 2시 본격적 시작을 앞둔 탄핵 찬성 집회 현장은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은박 담요를 덮고 밤새 자리를 지킨 일부 시민은 추위를 떨쳐내기 위해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경기 군포시에서 온 박미희(45·여)씨는 “일이고 뭐고 답답해서 나왔다. 국민을 존중하지 않는 대통령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때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이곳에 찾아와 고성과 욕설을 내뱉는 소동을 일으켰으나 경찰이 중재하며 상황은 일단락됐다.
탄핵 반대 집회 현장에는 비교적 많은 사람이 몰려들어 “내가 윤석열이다”, “윤석열은 내가 지킨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강원 양구군 주민 박현일(26)씨는 “유튜브에서 집회에 참석한 지지자들이 추위에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지자로서 내 자신이 부끄럽고 비겁하다고 느껴져 나오게 됐다. 끝까지 반대하겠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 국회의원 30여명이 현장을 찾아 ‘사기 탄핵’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기현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불법적 수사 주체고 법을 위반한 압수수색 영장은 무효이므로 이것을 저지할 권리가 모든 국민에게 있다”라며 탄핵이 진행되지 않도록 끝까지 반대할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공수처는 전날 체포영장 집행 업무를 경찰에 맡기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국가수사본부에 발송한 상태다.
경찰 측은 “공수처가 상의 절차 없이 보냈다”라면서도 공수처가 청구한 영장을 경찰이 집행해도 문제가 없는지 내부적으로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
경찰은 내부 회의를 거쳐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한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글·사진 홍준기 기자 ho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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