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20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ATACMS와 스톰쉐도우를 이용한 Kursk 지역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키에프의 작전지휘부와 미사일 개발 센터를 타격했다. 서방의 뉴스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는 이 공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현재의 러시아의 미사일 기술과 미사일 및 대공방어에 대한 수준이 미국에 비해 얼마나 큰 차이가 나는지를 알 수 있다.
러시아의 방공능력
역사적으로도 그리고 현재능력에 있어서도 방공능력에 관한 한 러시아가 미국보다 훨씬 앞선다. 우선 배경을 살펴보면, 2차대전의 종전과 함께 냉전이 시작될 당시 항공기의 능력은 미국이 앞서 있었다. 당시 소련은 미국의 항공기에 의한 핵공격을 염려하였다. 미국의 항공기 특히 폭격기에 원자탄을 달아서 모스코바를 공격하는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고, 스탈린의 지시에 의해 지대공미사일(SAM)인 S-25 Berkut를 개발한다. 이후 급속도로 발전하였다. 현재는 S-400과 S-500을 실전배치하였다. 여기서 지루하게 역사를 강의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것은 방공능력에 관한한 미국과 서방전체는 러시아에 비해서 몇 세대 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미국의 방공능력의 개발방향이 매우 잘 못되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하므로 다음 기회에 자세히 논하기로 하고, 이 포스팅에서는 최근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교환한 공격과 대응의 결과로서 실제로 어떤 능력의 차이가 나는지를 통찰해보기로 하자.
ATACMS, 스톰쉐도우 공격
몇 달 동안의 Escalation 소동 끝에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우크라이나는 ATACMS와 스톰쉐도우를 이용하여 Kursk와 Bryansk 지역을 공격하였다. 러시아는 이 미사일들을 대부분 요격하였다. 요격을 피하거나, 요격을 당한 미사일이 낙하하면서 미친 피해가 있었고, 사망자를 낸 경우도 있었지만, 피해는 경미한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가 공격을 한 곳은 러시아의 외딴 곳이었다. 즉, 인구밀집지역이나, 군사적으로 고가치 표적(High Value Target)이 아닌 곳을 공격한 것이다. 그 이유는 고가치 표적 근처에는 러시아의 미사일 방어망이 잘 방호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우크라이나는 요격을 당하지 않을 곳, 즉 러시아의 약점을 찾아서 공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것은 애초부터 군사적 공격이 아닌, 정치적 공격, 즉 러시아의 보복을 유도하여 전쟁을 Escalation할 목적으로 한 공격으로 봐야한다.
러시아의 보복공격
이에 대해 러시아는 보복공격으로 키에프를 선택했다. 키에프의 작전 지휘센터와 미사일 개발 센터를 타격한 것이다. 이곳은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중요한 곳으로 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방공망이 밀집된 곳이다. 우리나라의 용산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곳에 이스칸데르와 킨잘(사용여부는 불확실하나, 일부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로 타격하였는데, 심하게 파괴되었다. 즉,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고가치 표적에 대해서 공격한 것인데, 우크라이나는 밀집한 방공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2발은 제외하고 요격에 실패한 것이다. 조 단위의 비싼 패트리어트 포대도 있었는데, 이를 뚫어버린 것이다. 미군은 이에 대해 별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이는 심각한 심리적인 패배의식을 느끼고 있음을 암시한다. 러시아의 미사일 능력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으면 아마도 놀라서 약간의 보도가 있었겠지만, 능력을 잘 알고 있었던 터라서 더 이상 말을 해봐야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니까 보도 자체를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 9월부터 11월 말까지 언론에서 뭔가 대단한 게임체인저인양 떠들었던 ATACMS와 스톰쉐도우 등은 non-factor로 정리되었다. 영국축구에는 “벤치에 있을 때가 가장 무서웠다.”라는 표현이 있다. 유명한 선수가 교체멤버로 출전하여, 활약상이 미미할 때 하는 표현이다. 지금의 상황에 꼭 맞는 표현이다. “ATACMS와 스톰쉐도우는 사용하기 전이 가장 무서웠다.”
적응력의 차이
ATACMS/스톰쉐도우가 처음부터 무능한 무기가 아니었다. 처음 전장에 들어올 때는 상당히 정밀한 위력을 발휘했었다. 그런데, 러시아군은 새로 등장하는 무기에 대해 2주안에 프로파일을 완성하여 4중 정도 내에 대응책을 내놓는다. 그다음부터 그 무기는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다. 트럼프 2기 정부의 군사력 건설 방향과 시사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엑스컬리버 유도 포탄, HiMARS, JDAM, GSDB 등 많은 무기가 비슷한 과정을 겪으면서 전장에서 사라졌다.
그런데 뒤집어 생각해보면, 러시아의 무기들은 왜 같은 과정을 보이지 않는 것일까? 이스칸데르, 킨잘 등 러시아의 미사일에 대해서 우크라이나는 왜 계속해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할까? 아래의 슬라이드는 위의 글에 개재한 것이다. 거의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장면에서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미국과 서방이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총력을 다해서 싸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쟁이 이정도 지났으면, 군에서 사실에 근접한 보고를 한지 오래되었음을 짐작할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 수용하지 않는다면 군에서도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서방에서 객관적으로 밝힐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은 그들의 현대전에 대한 적응성도 매우 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러시아는 6주~8주 만에 대응책을 만들지만, 미국은 6~8개월은 물론이고 2년 10개월이 지나도 전혀 대책이 없는 상태이다. 이것은 미군의 기초 실력과 적응력 모두가 상대적으로 떨어짐을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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