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계엄사태를 겪으면서 나타난 집회 선결제 문화가 제주항공 참사에 이어 골목상권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선결제를 통한 골목상권 활성화는 이재준 수원시장이 주도 중이다.
5일 기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일 이 시장은 새해 첫 일정으로 지역 내 식당과 빵집을 찾았다. 식당에선 찌개와 생선구이 등으로 직원들과 식사를 했다.
이 시장은 식당과 빵집을 찾기 전 수원페이로 선결제를 했다. 금액은 각각 10만 원 정도다.
이 시장이 식당에 선결제 한 금액은 직원들이 점심식사 때 이용하게 된다. 또 빵집에 선결제 한 금액 만큼의 빵은 명절에 복지시설 아이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 시장은 “선결제 캠페인을 통해 실핏줄이 꽉 막혀 동맥 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전통시장, 골목상권을 많이 찾아주길 부탁한다”며 “(선결제를 통한) 건강한 소비가 소상공인에게 희망의 단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시장은 관내 상인연합회와 ‘10-10 캠페인’도 논의 중이다.
시가 지역화폐인 수원페이 할인율(인센티브)을 10%로 유지하면 상인들도 제품 가격을 10% 할인해 판해하는 게 이 캠페인의 요지다.
선결제 문화는 12·3 계엄사태에 따른 탄핵 집회를 거치며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참가자들이 이용하도록 집회 장소 인근 카페나 음식점 등에 익명으로 결제 한 형태다.
선결제를 한 해당 매장의 위치, 수량, 품목, 주문 가능여부, 영업시간 등 관련 정보를 안내해주는 앱이 등장하기도 했다. 해당 사이트 운영자는 SNS에 “건강 이수로 시위 참여를 못해 할 수 있는 일로 뭔가 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선결제 문화는 지난해 말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때도 등장했다.
무안공항 2층 한 카페에는 “봉사자와 유가족은 아메리카노나 카페라테 드시기 바람니다”라는 내용의 선결제 안내문이 게시됐다. 카페 쪽에선 “신원은 알수 없으나 유가족, 봉사자를 위해 써 달라며 200잔을 선결제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식당에는 ‘유가족과 봉사자분들 선결제 됐습니다. 식사, 음료 드시기 바랍니다’란 안내문이 부착됐다.
이 시장의 골목상가 선결제는 탄핵 집회 때 자리잡은 선결제 문화를 집회 뿐 아니라 대형참사에 이어 어려움을 겪는 골목상권까지 확산한 모양새다.
이 시장은 “골목상권 선결제 캠페인을 우선 시행, 성과를 보인 뒤 전국 지자체로 확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채 기자 chae@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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