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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주말 15만이 외쳤다…”윤석열 즉각 체포”, “경호처도 공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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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된 가운데, 시민 15만 명이 “윤석열 즉각 체포”, “경호처도 공범”을 외쳤다. 시민들은 윤 대통령 체포 실패에 분노하면서도 ‘윤석열 이후’ 다시 만날 세상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다.

1500여 개의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4일 서울 광화문 광장 북쪽 동십자각 앞에서 5차 범시민대행진을 열었다. 시민들은 새해 첫 주말을 ‘윤석열 퇴진 광장’에 반납한 채 따뜻한 음료와 핫팩, 보온포 등으로 추위를 달랬다. 일명 ‘탄핵봉’으로 불리는 아이돌 응원봉 외에도 ‘젭알 나가주세요’ ‘나라폭망 전용 굿즈’ 등의 문구가 들어간 개인 제작 탄핵봉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전날 윤 대통령 체포 실패에 대한 분노를 쏟아냈다. 대전에서 거주하는 시민 A씨(20대)는 “오늘은 특히나 (집회에) 참석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친구들과 함께 왔다”며 “‘남태령 대첩’ 당시 공권력은 3교대를 하며 시민들을 묶어두더니 어제는 반대였다. 공권력을 가진 집단이 권력자 앞에서 한없이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직장인 B씨(30대)는 “어제 회사에서 다같이 TV로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과정을 지켜봤는데 다들 화를 냈다”며 “(수사당국의) 지지부진한 모습에 손으로 테이블을 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 시민이라고 밝힌 C씨(50대)는 “범죄자를 체포하는 데 더이상의 예의는 필요 없다”며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어제로 끝났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 1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개최한 5차 시민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 1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인근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개최한 5차 시민대행진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무대에 오른 발언자들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나영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윤석열의 내란은 진압됐느냐”고 반문하며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호림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검찰총장 경력을 발판으로 대통령 된 자가 경호처를 방패막이 삼아 관저에 숨어 적법한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는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봐야 했다. 우리의 투쟁 앞에서는 그렇게도 엄격하고 폭력적이었던, 오늘도 관저 앞 시위자 3명을 연행한 법 집행이 대통령 관저에서는 고작 5시간 만에 멈춰서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며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훼손하는 자들이 멀쩡하게 권력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지금, 우리는 서로 따뜻한 새해 인사를 나누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 윤석열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되고 즉각 체포·구속되어야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12.3 비상계엄 사태 후 한 달여 상황을 “저렇게 찌질하고 졸렬한 놈들이 대통령이고 장관이고 여당이었던 나라”라고 일갈했다.

이어 “여러분들이 만들어갈 세상은 똑같은 양복 입은 아저씨들이 만든 세상보다 멋지고 응원봉처럼 무지개 색깔로 빛나기를 바란다”며 “페미니스트가 대통령이 되고, 성소수자가 총리가 되고, 성폭력 피해 여성이 경찰청장이 되고, 해고 노동자가 노동부 장관이 되고, 사건 피해 유족이 안전부 장관이 되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복지부 장관이 되고, 전국농민회총연맹이 농업부 장관이 되고,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해 싸워왔던 이들이 평화부 장관이 되는, 이게 민주주의고 이게 진짜 대의정치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고공농성 363일째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 노동자 박정혜·소현숙 씨를 위한 연대를 호소했다.

시민들이 그리는 ‘윤석열 이후’ 세상도 다르지 않았다. 도아 씨는 “우리가 가진 각자의 특성이 서로에게 힘이 반드시 될 수 있음을 알고 있”다며 “우리가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에게 보장된 안전을 위해 개인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미래를 함께 만들자”고 했다.

10대에는 4.16 세월호 참사를, 20대에는 10.29 이태원 참사를 겪었다는 최은혜 씨는 “운이 좋아서 두 번의 참사에서 살아남았다”며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진다는 그 당연한 말이 당연한 세계였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청각 장애인으로 인공와우를 끼고 소통하는 전수민 씨는 “청년·여성·노동자·성소수자·이주민·장애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윤석열 탄핵’을 위해 모였다. 그런데 윤석열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계엄령을 발동함으로써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일상을 깨려고 했다”며 “단순히 책임 물음에서 나아가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의제를 해결하는 세상을 이루자”고 했다.

부산 시민 박근영 씨는 “가장 화가 나는 것은 ‘전쟁을 불사하겠다’고까지 한 그의 태도”라며 “작년까지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죽이는 데 한국산 무기가 사용됐다. 다음 세대에 불려줄 것은 무기 팔아서 돈 많이 번 나라가 아니고 있는 모든 국민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야 하는 나라다. 그런 나라를 꼭 만들자”고 했다.

시민들은 집회 후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 “대통령 경호처는 내란범 비호 중단하라”, “경호처도 공범이다 경호처장 처벌하라”, “내란범 비호하고 내란 부정하는 국민의힘 해체하라”를 외치며 안국동 사거리와 종각역을 지나 명동 신세계 앞까지 행진했다.

▲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1월 4일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 5차 범시민대행진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프레시안(이명선)
▲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1월 4일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 5차 범시민대행진 무대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프레시안(이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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