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초 공직사회에는 굵직한 이슈들이 많았다. 연례행사로 2025년 공무원 봉급 인상이 이뤄졌고, 올해 인사혁신처에서는 국가공무원 채용 계획도 발표했다. 여기에다가 김채환 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국가인재원) 원장이 지난달 27일 면직된 뉴스도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공직사회 최대 관심사는 봉급이다. 하위직 추가인상과 수당 등에 대한 기사 조회수는 압도적이었다. 공무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먹고사는 것이다.
하위직 추가 인상엔 고개 끄덕인 공직사회… 수당 동결엔 분노(링크1 링크2)
2025년 공무원 봉급 인상안이 확정됐다. 전체 공무원 평균 3.0% 인상분에 9~7급 저연차 공무원은 3.6~1.2%를 추가로 올렸다.
이에 따라 올해 9급 공무원 1호봉자는 지난해보다 6.6% 오른 200만 900원을 받게 된다. 9급 공무원 1호봉 봉급이 월 200만원을 넘어선 것을 올해가 처음이다.
공직사회는 ‘3%+α’에 대해선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또 다른 관심사인 수당 인상에 대해서는 실망과 함께 강한 불만을 표출한다.
정부는 육아휴직수당을 1년에 최대 500만원 이상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경찰·소방 공무원에게 지급되는 위험근무수당 월 1만원 인상했다. 민원담당 공무원에 대해서는 민원업무수당 가산금(월 3만원)을 신설했다.
하지만,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정액급식비와 직급보조비 인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7월 공무원보수위원회는 정액급식비 1만원, 직급보조비 2만 5000원 인상을 결정했지만, 기획재정부가 반대해 없었던 일이 된 것이다.
이들 수당은 2023년에도 공무원보수위원회에서 인상을 결의했지만, 역시 기재부 반대로 무산되는 등 몇 년째 헛물을 켜고 있다.
나라살림은 책임지는 기재부로서는 씀씀이를 줄여야 하고, 국민 눈치도 봐야겠지만, “공적인 위원회에서 결정했으면 최소한 성의 표시라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볼멘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 공무원 노동계 간부는 “아쉬움을 넘어 분노한다”며 “올해는 기필코 인상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표출하기도 했다.
7·9급 중심 4년째 줄어드는 국가공무원 공채(링크)
올해 국가공무원 공채 인원이 5272명으로 확정됐다. 지난해보다 479명(발표 기준)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19로 경기침체를 맞았던 문재인 정부는 공무원 채용을 크게 늘렸지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공무원 채용을 계속 줄이고 있다.
국가공무원의 경우 2021년 6825명을 정점으로, 4년째 줄어들어 이젠 5000명대 초반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5급(305명으로 전년과 동일)과 외교관후보자(42명으로 1명 감소)는 예년 수준이지만, 7·9급 채용인원은 무려 478명이나 줄였다.
이 가운데 7급 공채는 595명으로 전년(654명)비 59명(9.02%↓) 줄었고, 9급 공채는 4330명으로 전년(4749명)비 419명(8.82%↓)이나 덜 뽑는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정부 전환으로 공무원 수요 감소 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공무원시험 준비생에게는 그만큼 문턱이 높아지는 셈이다.
게다가 올해는 계엄사태에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2기 출범 등으로 국내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여서 젊은 층의 공직에 대한 관심이 여느 해보다 높다.
실제로 공무원 수험계에서 여는 공직설명회에도 인파가 몰리는 등 예년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공무원 채용 규모 축소가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지방공무원도 지자체 예산이 줄면서 채용 규모를 줄일 것으로 보여, 올해 공시 경쟁률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채환 전 국가인재원장 반면교사돼야(링크)
극우 유튜버로 알려진 김채환 전 국가인재원장이 지난달 27일 자진사퇴하고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유튜버로 돌아갔다.
국가인재원은 신규 및 경력 채용 공무원을 교육하는 국가핵심 인재양성 기관이다.
그런 기관에 보수 유튜버 출신이 임명되자 당시 국가인재원 안팎은 충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우려도 없지 않았다.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공무원 양성기관의 장으로 보수 유튜버로 논란을 낳았던 김 전 원장이 임명되면서 이런 중립이라는 가치를 훼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였다.
실제로 김 전 원장은 재직 중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1월 22일 ‘김건희 디올백’ 수수 의혹 관련, 시사이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60억원대 재산을 갖고 현금성 자산만 40억원이 넘는 김 여사 눈에 300만원짜리 핸드백이 눈에 들어왔겠느냐”라고 말해 논란을 촉발했다.
이어 9월에는 ‘인재교육 티브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역사는 국민의 눈높이가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라며 광우병, 다스, 후쿠시마, 줄리, 디올 파우치 사건 등을 언급했다. 이들 사건에 대한 국민적 잣대가 잘못됐다는 인식을 표출한 것이다.
인사처 등에서는 교육생을 대상으로 중치적 중립을 훼손할 수 있는 정치적 발언 등을 삼갈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사실 일반 공무원은 정치인의 SNS 글에 ‘좋아요’만 눌러도 처벌을 받게 돼 있다. 그만큼 정치 중립은 엄격하다.
그런데 그런 공무원을 양성하는 기관의 장이 정치 및 사회현안에 대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중앙부처의 한 고위 공무원은 “정권에 따라 보수와 진보의 색채를 나타낼 수는 있지만, 정치현안이나 정치·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해 입장을 피력하는 것은 공무원 교육기관의 장으로서는 적합하지 않다”면서 “김 전 원장을 계기로 앞으로 반면교사 삼아 최소한 공무원 교육기관장은 인선에 보다 신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 선임기자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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