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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은 국회를 해산시키거나 기능을 마비시키려는 것이 아니었다”는 주장과 배치되는 정황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대국민담화에서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면 평일이 아닌 주말을 기해서 계엄을 발동했을 것”이라며 “국회 건물에 대한 단전, 단수조치부터 취했을 것이고 방송송출도 제한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계엄을 선포한 데에 국회 마비 의도가 없었다고 일축한 것이다. 그러나 3일 검찰이 공개한 계엄 당일 특전사 메모엔 ‘“전기 끊으면 안되나?” “의사당 지붕에 내리면 안되나?” 다급한 주문’이라고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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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3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과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기소 하면서 이 같은 녹취록과 메모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계엄 당일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으로부터 국회 봉쇄 등 지시를 받은 특전사 A 지휘관은 당시 다른 지휘관에게 “대통령님이 문을 부숴서라도 끄집어내오래”라며 “전기를 끊을 수 없냐”고 묻기도 했다. A 지휘관은 “담 넘어서 국회 본관으로 들어가. 본관으로 들어가서 의원들 다 끄집어내”, “지금 애들이 문 걸어 잠그고 의결하려고 하고 있대. 문짝 부셔서라도 다 끄집어내”, “유리창이라도 깨” 등의 지시를 내렸다고도 검찰은 밝혔다.
검찰이 공개한 ‘특전사 간부의 휴대폰 메모’에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못 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담겼다. 이 메모에는 ‘그 혼란스러운 와중에 대통령(전화왔는지는 미인지)’, ‘국방장관으로부터의 수시 보안폰 전화, 조기 투입을 계속 독촉’, “국회로 왜 아직 헬기가 도착 안 했느냐, 빨리 가라!”‘, ‘(사령관이 “군중 때문에 본청 진입 어렵다”고 한 것 같은데) “문 부수고라도 들어가라!”‘, ‘다급해진 사령관, “유리창이라도 깨고 들어가라!” 소리치고, 보안폰으로 지시’ 등의 내용이 적혀있다.
또한 ‘”본회의장에서 표결을 못 하도록 의원들을 빨리 끌어내라! 빨리가라!”, “표결하면 안 되는데…707은 추가 병력(2차 투입) 투입해라!”‘, ‘”전기 끊으면 안 되나?, “의사당 지붕에 내리면 안 되나?”, “의사당 앞 터에 내리면 안되나?” 다급한 주문’ 등 구체적인 지시 내용도 담겼다.
앞서 지난달 22일 공조수사본부는 비상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하달한 ‘지시 문건’을 확보했다. 그 문건에는 ‘국회 운영비를 끊을 것‘, ’비상계엄 입법부 운영 예산을 편성할 것‘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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