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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로 보는 유통 3사 ‘키워드’… ‘변화‧혁신‧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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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 3사를 이끄는 수장들이 모두 신년사를 발표했다. 올해 각 그룹 회장들은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변화와 혁신, 도전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 3사를 이끄는 수장들이 모두 신년사를 발표했다. 올해 각 그룹 회장들은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변화와 혁신, 도전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누적된 고물가의 여파로 지난해까지 유통업 업황 부진이 계속됐다. 올해 전망도 그다지 밝지는 못하다. 최근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 3사를 이끄는 수장들이 모두 신년사를 발표한 가운데, 비장한 다짐이 포함되기도 해 이목이 쏠렸다.

◇ 롯데그룹, ‘강도 높은 쇄신’이 핵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불확실성 확대, 내수 시장 침체 장기화 등으로 인해 경제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혁신 없이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룹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회복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롯데가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고 다시 성장하기 위해 올 한 해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면서 “체질 개선을 통해 재도약의 토대를 다지고, 재무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해 이를 바탕으로 재무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임직원에게 효율성을 저해하는 사항이 없는지 돌아보고 선도적 지위 회복을 위한 기반 조성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지난해 8월 비상 경영에 돌입한 롯데그룹은 연말 정기 인사 시즌에 유동성 우려까지 휩싸였던 바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롯데그룹 내 주력 사업부인 유통‧케미칼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으로 미뤄 단기적 실적 둔화 추세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유동성 위기설은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하면서도 정기 임원인사에선 고강도 쇄신을 통해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정기 인사에서 임원의 22%가 퇴임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1년보다 큰 폭이다.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으로 신 회장은 “우리는 수많은 난관을 돌파해 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DNA를 축적했다”며 “변화와 혁신은 두려움과 고통을 수반하지만, 이를 극복해야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한 해가 되자”고 임직원을 독려하며 신년사를 마무리했다.

누적된 고물가 여파로 지난해까지 유통업 업황 악화가 계속됐다. 각 그룹 수장들은 자사 임직원들에게 본업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위기를 돌파할 것을 주문했다. /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누적된 고물가 여파로 지난해까지 유통업 업황 악화가 계속됐다. 각 그룹 수장들은 자사 임직원들에게 본업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위기를 돌파할 것을 주문했다. /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그룹

◇ 신세계그룹, ‘본업 경쟁력’ 강조… 현대백화점그룹은 ‘새로운 도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에도 계속될 위기를 정면 돌파할 핵심 무기로 ‘본업 경쟁력’을 강조하면서 변화와 혁신을 신년사 키워드로 내세웠다. 정 회장은 “2025년은 우리의 본업에 대해 집요하게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면서 “고물가와 불경기 등으로 시장 상황이 나쁘지만, 이럴 때도 기업은 도전하고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본업이란 오늘의 신세계그룹을 있게 한 성장 엔진”이라면서 “엔진의 핵심 연료는 ‘1등 고객’”이라고 정의했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1등 고객’이란 기업이 내놓은 새로운 가치와 경험을 토대로 스스로가 얼마나 나아지는지를 기준 삼아 기업을 평가하는 고객이다.

신세계그룹도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대대적인 변화를 맞았다. 정유경 총괄 사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 회장의 장남‧장녀인 정용진‧정유경 남매가 회장직을 나란히 수행하게 된 것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를 통해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이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분리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했다.

백화점‧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 업황 악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 회장은 본업 경쟁력을 발현하기 위해 일하는 방식을 되짚어 보기를 당부했다. 정 회장은 “지금 우리는 몸을 사릴 이유가 없다. 조직과 사업에서 1등 고객이 어디로 향하는지 치열하게 읽고 실행해 달라”면서 “신세계라는 브랜드가 고객의 자부심이 되도록 하자”고 주문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신년사 키워드로 변화와 도전을 앞세웠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1일 신년사를 통해 “성장은 실천에서 시작되고 다양한 협력으로 확장되며 서로의 공감으로 완성되듯이, 우리가 서로를 믿고 도우면서 함께 변화의 파고에 맞서 힘차게 나아가자”고 밝혔다.

이어 “우리 그룹이 성장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고객과 시장, 비즈니스 생태계의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시도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면서 성장의 동인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새로운 시도는 익숙함을 버려야 하는 수고가 따르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갖게 하지만, 그러한 성장통의 과정을 겪어야만 성공이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지선 회장은 신규사업 추진을 통한 미래 성장 기회 선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우리는 그동안 시장 변화에 따라 기존사업의 전략에 새로운 변화를 주면서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시장을 선도하는 크고 작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 왔다”면서 “각 사 대표이사와 임원은 미래 성장을 준비하는 게 가장 큰 책무임을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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