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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 읽는 남자] 불확실한 정치의 그림자, 춤추는 주식들(Feat. SNT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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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계엄·탄핵의 여파로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전반적인 하락세다. 국내 정치상황의 불확실성이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저하시키고, 자본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전형적인 형국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일부 몇몇 주식들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탄핵과 주식시장. /ChatGPT4로 생성
▲탄핵과 주식시장. /ChatGPT4로 생성

대표적인 테마는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종목들로 여러 경제적, 정치적,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테마로 엮은 주가 상승의 정당화는 경계가 필요하다.

먼저, 트럼프 관련주의 상승세는 그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이후다. 향후 그의 정치적 활동과 미국 경제정책의 변화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고, 동맹국들에게 자립 국방을 요구한다.

이에 한국 방산 기업들은 간접적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거론되는 대표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이다.

▲한화오션 3개월 주가 추이. /네이버 금융
▲한화오션 3개월 주가 추이. /네이버 금융

그렇지만 이미 한국 방산기술의 글로벌 인지도가 상승했고, 이들 기업의 해외 수출은 확대됐다. 또 트럼프가 당선 직후 직접적으로 국내 조선사와의 협업을 언급해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등의 주가가 급등했다. 지금은 안정세를 보인다.

그의 대표적인 에너지 정책 때문에 화석 연료 관련 기업들 역시 수혜주로 분류되지만, 미국 대선 결과와 주가 상승을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다.

SNT에너지㈜는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과 맞물려 주가 상승세를 보이며 테마주 사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SNT에너지 재무제표를 보면 실질적인 기업 가치 상승을 확인할 수 있다. 공랭식 열교환기 및 폐열 회수 장치 제조업을 주요 영업으로 삼는 SNT에너지는 1979년 삼영기계공업으로 출발한 회사로, 2023년도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SNT에너지의 총 자산은 4231억 원, 부채는 1471억 원, 자본은 2760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53%에 불과하다. 건전한 재무상태다.

꼭 트럼프와 연관 짓지 않아도 몇 가지 요소로 주가상승의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SNT에너지의 주력 상품인 공랭식 열교환기 ‘에어쿨러’는 석유화학 및 오일, 가스 정제 플랜트의 핵심 설비로 매출 비중이 85%에 이른다. 2023년도 매출액은 3219억 원으로 전년 대비 58% 상승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으로 각각 207억원과 227억원을 기록해 이익률도 크게 개선되었다.

특히 해외 매출 비중이 82%에 달해 환율 등 국내외 상황이 수출 중심의 SNT에너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3 SNT에너지 사업보고서. /DART
▲2023 SNT에너지 사업보고서. /DART

SNT에너지는 현금성자산 704억 원, 매출채권 374억 원, 계약자산 1346억 원 등 약 1700억 원 규모의 영업용 자산이 확보돼 있다. 2018년의 부진 이후 2021년부터 매출액의 회복세를 보인다. 특히 2023년을 기점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되었고, 2024년 3분기까지의 매출액은 1985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탄탄한 재무상태와 더불어, SNT에너지는 SNT홀딩스에서 물적 분할된 회사다. 모회사인 SNT홀딩스는 자동차 부품 관련 자회사 2개를 포함해 1조 원 이상의 자산 규모를 가진 그룹이다.

이처럼 안정적인 모기업 구조와 함께 SNT에너지가 꾸준히 수주를 늘리고 있는 점은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앞으로 실적 전망이 좋은 이유는 수주 계약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23일 이뤄진 공시를 보면 기존 매출액의 22%에 해당하는 718억 원 규모의 에어쿨러 공급 계약을 체결됐다. 수출 중심의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SNT에너지 매출액 추이. /이승환
▲SNT에너지 매출액 추이. /이승환

국내 주식시장은 탄핵 정국의 불확실성으로 전반적인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치적 혼란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본 이탈을 가속화한다. 특히 주요 지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정치적 영향을 많이 받는 공공 인프라 및 금융 관련 종목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자칫 특정 테마에만 의존해 주가 상승을 판단하거나, 이에 편승해 이익을 취하는 투자에 유혹당하기 쉽다.

다행히 SNT에너지와 같은 사례는 그나마 테마주로 분류가 되어도 실질적인 기업가치 상승이 동반되기에 투자 안정성이 확보되는 편이다. 그렇다고 경영실적이나 미래 사업 확장성이 전혀 없는 회사를 테마 때문에 과대 평가해서는 안된다.

시장 외적인 변동성이 매우 큰 시기일수록 합리적인 투자 결정을 하기  어렵다. 투자는 기업의 본질적 가치 분석에서 시작해야 된다는 중요한 교훈을 지키자.

생생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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