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국내 주식시장은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는 물론 전쟁중인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증시보다도 저조한 성적표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는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에 전일 대비 5.28(0.22%) 하락한 2,399.49로 장을 마감하며 2024년을 마무리했다. 코스닥은 12.22(1.83%) 오른 678.19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코스피는 9.63% 떨어졌고 코스닥 하락률은 배가 넘는 21.74%에 달했다. 이 같은 성적표는 사실상 세계 최하위권이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하는 아시아태평양 주가지수 87개 중 코스피의 올해 성적은 79위에 불과하며 코스닥은 ‘꼴찌’인 87위다.
반면 글로벌 투자 자금이 몰려든 미국 증시는 올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27일 기준으로 올해 S&P500 지수는 25.18% 상승했고 나스닥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각각 31.38%, 14.07% 올랐다. 최근 2년간 S&P500 상승률은 닷컴 버블 당시인 1997∼199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 역시 올해 19.22% 상승, 버블 경기 당시인 1989년 당시의 고점을 넘어서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시가총액의 38%를 차지하는TSMC가 랠리를 주도하며 올해 29.33% 올랐고 9월 중순까지 부진했던 중국 증시 역시 정부의 부양책 기대감을 타고 급등세로 반전, 올해 상하이 종합지수가 14.53% 뛰었다.
국내 증시는 전쟁중인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주식시장 보다도 부진했다. 올해 내내 하마스, 헤즈볼라와 전쟁을 계속했던 이스라엘 증시의 TA-35 지수는 연간으로 27% 급등했고, 러시아와 2년 넘게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우크라이나 증시의 PFTS 지수는 올해 0.85% 하락에 불과했다.
국내 증시가 이처럼 투자자들에게 소외된 이유는 수출 둔화, 환율 급등 등 국내 경제에 대한 우려와 연말 비상계엄, 탄핵 등 정치적 혼란이 겹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해 원화 가치는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아시아 주요 통화 12개 중 달러 기준 하락률이 가장 높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자 글로벌 무역분쟁 확산 우려가 커지고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력 수출 산업의 타격이 예상되면서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설상가상으로 연말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를 맞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근접,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주식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순매수에 나섰던 외국인들은 하반기 ‘팔자’로 돌아섰고 개인도 5조원이 넘는 순매도를 보이면서 증시 전반의 수급 공백이 커졌다.
특히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시총 1위’ 삼성전자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의 주력 상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올해 32% 하락한 것도 증시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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