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새벽 6시14분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과천정부청사에서 출발했다. 앞서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저는 실시간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여러분께서 애쓰시는 모습을 보고 있다. 정말 고맙고 안타깝다”며 “나라 안팎의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배포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심판 국회 측 대리인단은 2일 윤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헌법재판소에 증거로 제출했다.
3일자 아침신문들은 2일에 이어 윤 대통령이 지지자들을 선동하는 편지를 작성했다며 “검사 출신 대통령으로 부적절” “정상적인 판단 가능한가” “극단적 지지층에 기대는 尹 행태는 부끄러움을 넘어 참담한 수준” “무책임하고 후안무치하고 비열하기 짝이 없다” “극악무도한 행태”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경향신문은 “여전히 극우 유튜브 통해 세상을 본다는 사실이 기가 막힌다”라고 짚었다.
조선일보 “검사 출신 尹, 자신이 법 집행 대상 되자 법 집행 거부”
조선일보는 「영장 집행 방해 요청 尹 편지, 검사 출신 대통령으로 부적절」 사설에서 “문제는 법 수호 기관인 검찰의 총장까지 지냈고 ‘법을 지키겠다’는 원칙을 내세워 당선된 윤 대통령이 자신이 법 집행의 대상자가 되자 법 집행을 거부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비판한 뒤 “윤 대통령은 공수처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모두 불응했다. 이 때문에 체포 영장이 발부된 것이다. 영장 판사가 대통령실 압수 수색을 제한하는 형사소송법 적용에 예외를 둔다고 한 것은 법적 다툼을 할 수 있지만, 이는 체포 영장 집행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동아일보는 2일 「檢 총장 출신 대통령의 ‘영장 불복’ 말이 되나」 사설에 이어 3일에도 「불법 계엄으로 나라 만신창이 한 달… 아직도 “싸우겠다”는 尹」 사설을 냈다.
尹, 유튜브 매체로 집회 시청… 중앙‧동아‧경향 한목소리 비판
동아일보는 “12·3 불법 계엄으로 나라가 만신창이가 된 지 한 달이 됐지만 윤 대통령 메시지에선 여전히 자기반성이나 책임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직무가 정지됐다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대통령인데 그 품격마저 잃은 듯하다. 그간 수사보다 탄핵심판이 먼저라느니, 수사 자격이 없다느니, 영장이 불법이라느니 온갖 이유를 들더니 이젠 지지자들을 향해 자신을 지켜달라는, 즉 정당한 법 집행에도 맞서 싸워달라는 위험한 선동을 하고 있다. 이미 내란죄 혐의로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은 처지에선 지지자들을 향해 또 다른 난동을 부추기는 것쯤은 별것 아니라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편지에선 ‘실시간 생방송 유튜브를 보고 있다’며 부정선거 음모론 같은 극단적 주장을 앞세우는 유튜브 매체에 빠져 있음도 스스로 드러냈다. 윤 대통령이 과연 정상적인 판단이 가능한 상태인지 거듭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며 “극단적 지지층에 기대는 윤 대통령의 행태는 부끄러움을 넘어 참담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한국 대통령이 강제로 체포되는 모습을 보이게 될까 우려했다. 동아일보는 “난데없는 계엄 선포로 국민의 대의기관을 유린해 한국의 민주주의를 40여 년 과거로 되돌리는 모습을 전 세계에 생중계로 보여준 윤 대통령이다. 이제 그것도 모자라 현직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강제로 끌려나가고 일부 지지 세력이 경찰과 충돌하는 장면까지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미 추락한 국제적 위상과 국가 신인도에 회복하기 어려운 더 큰 치명상을 입힐 것임은 자명하다”며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선거와 당리가 아닌 역사와 국익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끊어내지 않고선 내란 옹호·동조 정당이란 굴레를 벗을 수 없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중앙일보도 「검사 출신 대통령의 법질서 유린, 국민은 참담하다」 사설에서 “특히 극단적 정파성으로 얼룩진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로 집회를 보고 있다는 대목에선 참담함이 앞선다”며 “검사 시절 무수한 피의자를 구속한 윤 대통령은 법원이 발부한 체포영장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따라야 하는 사법 절차를 경호원 뒤에 숨어 외면하는 모습은 비겁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도 「극우 유튜브 보며 “싸우자” 한 윤석열, 내전 선동인가」 사설에서 “극우 지지층 뒤에 숨어 수사를 피해보려는 저열한 술책이자 제 한몸 살겠다고 내전을 선동하는 극악무도한 행태라 아니할 수 없다”며 “극우 유튜버들 사이에서 떠도는 부정선거 음모를 밝히겠다며 이 사달을 벌여놓고 반성은커녕 여전히 극우 유튜브를 통해 세상을 본다는 사실이 기가 막힌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총장을 지낸 윤석열이 공권력 행사 방해를 선동하는 건 이율배반의 극치다. 여기에 막혀 체포·수색 영장 집행이 무산된다면 중대한 법치 훼손이 될 것이다. 공수처는 단호하고 신속하게 영장을 집행하고, 대통령경호처를 포함해 이를 방해하는 세력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엄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 “비열하기 짝이 없어… 윤 즉각 격리해야”
한겨레는 윤 대통령을 하루빨리 격리해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물리적 충돌까지 선동하는 윤석열, 즉각 격리해야」 사설에서 “위헌적인 계엄령으로 군대와 경찰 고위급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기소되고 있는데도 반성의 기색은 전혀 없고, 오로지 ‘자신을 지켜달라며’ 나라를 위험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무책임하고 후안무치하고 비열하기 짝이 없다”며 “공수처를 비롯한 공조수사본부는 이 내란 피의자를 즉각 잡아들여 하루빨리 사회로부터 격리해야 한다. 선동을 막아야 한다. 더 이상 지체하기에는 우리 공동체가 처한 위험이 너무나 크다”고 주장했다.
한겨레 “최상목 대행에 반발한 김태규·유철환·이완규 친윤 공통점”
지난달 31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가 헌법재판관 2명을 임명했다. 그러자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김태규 방통위원장 대행 부위원장,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 이완규 법제처장 등이 반발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도 같은 날 최 대행에 대한 항의성 차원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2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최상목 대행이 “논란은 충분히 감수하겠다.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다”라고 말하자, 김태규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들어야겠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법이 어디 있나. 나름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은 게 있어서 확인하고 싶다. 헌법재판관 2명을 최근에 만났나”라고 물었다. 최 대행이 “(헌법재판관이) 누군지도 모른다”라고 말했고, 김 부위원장은 “우원식 국회의장과 이야기한(이면 합의한) 것은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김 부위원장은 “최 대행이 사직하려고 했다면, 사직하는 것이 맞다”고도 주장했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이 탄핵소추가 헌재에서 기각될 것은 명백하다. 총리는 정치적 이익을 노린 것도 아니었고, 대통령을 비호하려던 것도 아니었다”,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은 “한 총리 탄핵소추는 정족수 논란이 있다. 헌재에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도 진행 중이다. 부총리는 잠정적이고 한시적인 권한대행이다. 따라서 권한 행사가 대단히 자제돼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김 부위원장은 사직서를 내겠다는 발언까지 했다.
한겨레는 「‘내란 비호 세력’ 자처하는 국무위원과 대통령비서실」 사설에서 “더군다나 ‘국무위원과의 협의’를 주장한 김태규·유철환·이완규는 국무위원도 아닌 배석자에 불과하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 핵심 측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완규 처장은 비상계엄 해제 당일 저녁 서울 삼청동 안가에서 비밀 회동을 연 4인방 중 1명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도 헌법재판관 임명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지난 1일 사의를 표명했다. 최 권한대행이 만류해 다시 업무에 복귀했다고는 하지만, 윤 대통령의 독선과 폭주에 공동 책임이 있는 이들이 반성은커녕 헌법재판관 임명을 이유로 집단 항명하는 모습은 말문을 막히게 한다”며 “자신의 공적 직분을 잊은 채 내란을 비호하는 자들을 물러나게 하는 것도 권한대행의 책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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