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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여의도·광화문 이어 이번엔 한남동… 보수 vs 진보 반으로 갈라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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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여의도·광화문 이어 이번엔 한남동… 보수 vs 진보 반으로 갈라진 거리
[르포] 여의도·광화문 이어 이번엔 한남동… 보수 vs 진보 반으로 갈라진 거리
2일 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보수단체 집회 참석자들이 관저 방향으로의 통행을 요구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채민석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대통령 관저가 위치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인근 거리가 보수와 진보단체 집회로 나뉘어졌다. 육교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집회를 벌이던 두 단체는 상대를 향해 욕설과 고성을 내질렀다. 일부 참석자들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2일 오후 8시 30분 대통령 관저 인근 도로는 몰려든 인파로 1~2개 차선을 제외한 나머지 차선이 통제되고 있었다. 12·3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가의 혼란을 초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수사하고 있는 수사기관들이 이날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집행한다는 소식을 들은 지지자들이 몰린 탓이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을 수사하고 있는 공수처가 한남동 관저로 진입해 체포영장을 집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보수단체 관계자들은 성조기와 태극기를 들고 오전 10시께부터 한남초등학교 인근에 집결했다. 이들은 저녁까지 관저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곳곳에서는 경찰과 마찰도 빚어졌다. 이날 오후 6시 30분께 현장에 모인 보수단체 지지자들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진입을 막겠다며 관저 앞으로 행진을 시도했다. 이에 안전관리에 나선 경찰은 관저 출입로 양방향 인도를 통제하며 시민들의 관저 앞 접근을 막았다.

경찰에 가로막힌 보수단체 집회 참석자들은 바리케이트 앞에 모여 “열어라”, “이재명 구속”, “탄핵 무효”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에 바리케이트 개방을 요구했다.

일부 참석자들이 강제로 바리케이트를 앞뒤로 흔들거나 위로 넘어가려 하면서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바리케이트를 넘어와 욕설을 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 관계자가 “위험하니 뒤로 조금씩 물러나달라”고 당부했지만 대치는 계속되고 있다.

[르포] 여의도·광화문 이어 이번엔 한남동… 보수 vs 진보 반으로 갈라진 거리
[르포] 여의도·광화문 이어 이번엔 한남동… 보수 vs 진보 반으로 갈라진 거리
2일 밤 한강진역 2번출구 인근에서 진보단체 집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채민석 기자

같은 시각 한강진역 2번 출구 앞에서는 비상행동과 민주노총 등 진보단체의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진보 측 지지자들은 ‘윤석열 탄핵’, ‘윤석열 체포’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윤 대통령의 체포를 촉구하는 구호를 내뱉었다.

같은 장소에 양 측 지지자들이 몰린 탓에 이날 오전부터 관저 앞은 싸움판을 방불케했다. 각 단체는 서로에게 고성과 욕설을 내뱉었고, 일부 장소에서는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 경찰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진보집회 인근에서 ‘민주당은 패악질을 그만두라’는 내용의 깃발을 들고 있는 보수집회 참석자를 둘러싸고 격한 말싸움이 벌어졌다. 보수집회 쪽에서도 인근을 지나던 진보집회 참석자가 ‘윤석열 체포’ 피켓을 들고다니다 시비가 붙기도 했다.

물리적 충돌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이날 오전 한 보수 단체 참석자 노인은 휴대전화로 진보 측 여성 참석자를 촬영하다 기기를 빼앗기자 “내놓아라”라고 외치며 여성의 멱살을 붙잡고 흔들었다. 한 남성은 반대 측 피켓 더미를 들고 도망가다 붙잡혀 육탄전을 벌이기도 했다.

강제해산과 연행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12시 20분께 윤 대통령 지지자 수십 명은 경찰 저지선을 뚫고 관저 진입로 앞까지 진입해 도로 위에서 연좌 농성을 하다 오후 4시 50분께 경찰에 의해 강제해산됐다. 한 보수집회 참석자는 울타리 위를 건너가 뛰어내려 경찰 측이 있는 장소에 난입해 욕설을 하고 몸싸움을 벌이다 결국 연행됐다. 용산경찰서는 오후 6시 10분 기준 남성 1명, 여성 1명 등 2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고 밝혔다.

오후 9시가 지나자 귀가하는 참석자들이 하나 둘 생겼지만, 충돌은 계속됐다. 이날 오후 9시께 서울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에서 보수단체 측 80대 남성이 진보단체 참석자가 지하철에 탑승하자 “내리라”며 고성을 내뱉었다. 진보 측 참석자도 맞받아쳤지만, 다른 보수집회 참석자들이 그를 둘러싸고 욕설을 하자 이내 하차했다.

이날 현재까지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와 함께 영장 집행 시기와 방식을 조율하고 있다.

한편, 한남동 앞은 당분간 집회로 계속 몸살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 측은 이날부터 체포영장 집행 기한인 6일까지 매일 관저 앞에 집회 신고를 해 놓은 상황이다. 이날 보수단체는 철야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진보단체 측도 6일까지 ‘윤석열 즉각 체포 촉구 긴급행동’ 집회를 이어간다. 민주노총은 3일과 4일 양일간 1박 2일 집중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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