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만원 선결제…“기재부 직원 드세요”
탄핵정국·참사 속 이어진 ‘따듯한 위로’
최 권한대행도 선결제 동참…장병 격려
“기재부 힘내라”
탄핵 촉구 집회 현장에서 연대하던 시민들의 움직임 속에서 확산했던 ‘선결제 릴레이’가 새로운 문화로 부상하면서 이같은 움직임이 정부 부처로도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1층에 위치한 한 카페에는 ‘기재부 힘내라!! 익명 선결제(선결제 금액 소진 시까지) 기재부 고객님 이용 바랍니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해당 카페 매니저는 “결제한 사람에 대해 알려줄 수 없다”며 “오늘 오전 160만원 상당의 금액을 결제하고 갔고, 기재부 직원들이 마실 수 있도록 해달라며 선결제를 해놨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카페를 이용하는 직원들도 있었고, 이따금 안내문이 공유되자 카페로 나와 안내문을 바라보는 공무원들도 생겨났다.
기재부 관계자는 “결제를 하다가 나오면서 선결제 안내문을 봤다”며 “선결제 문화가 세종청사에도 생겨 놀랍다”고 말했다.
키오스크에서 결제한 뒤 음료를 기다리던 이들도 선결제 안내를 보고는 저마다 한마디씩 건냈다.
다른 관계자는 “와보니 안내문이 있어 음료를 무료로 제공받았다”며 “누군가 공무원들의 노고를 위해 편의를 제공해 준다는 생각에 감동했다”고 전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이날 최상목 권한대행 겸 기재부 장관은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앞으로는 부총리보다는 권한대행으로서의 포괄적인 역할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상황에 기재부 업무가 늘어나자 ‘가치 소비’, ‘연대 소비’ 일환으로 익명의 관계자가 선결제를 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최 권한대행이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맡으면서,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 직무대행·경제부총리에 이어 중대본부장까지 ‘1인 4역’을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최 권한대행도 전날 선결제에 나선 바 있다. 그는 전날 경기도 김포 해병대 2사단을 찾아 최전방 접경지역 군부대를 둘러보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대북 감시 초소로 들려 북한 측 지형을 살핀 뒤, 1여단본부에서 장병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부대 방문 뒤 최 권한대행은 김포에 위치한 막국수 식당에 들러 장병들을 위해 선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권한대행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식당이) 군인과 소방관에게는 밥값을 절반만 받는 식당인데, 장병들을 위해 선결제를 조금 해뒀다”고 밝혔다.
한편 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 시무식에서 “나라가 어려울수록 공직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공직자 한 분 한 분이 내가 국정의 중심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해 주길 간곡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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