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성공의 상징적인 지표 중 하나로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4650억원) 이상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이 꼽힌다. 그렇다면 유니콘 기업이 되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인공지능(AI)에게 답을 구했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세계 유니콘 기업은 총 1252개다. 이중 2020년 이후 유니콘 반열에 오른 300여개 기업의 주요 업종과 트렌드 분석을 더존 원AI에게 요청했다.
원AI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유니콘 기업 주요 업종은 엔터프라이즈 테크, 금융 서비스, 소비재·소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생명과학, 산업재 순서로 나타났다. 클라우드, AI·빅데이터 분석,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활용이 급증하면서 엔터프라이즈 테크 기업 가치가 급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xAI, 앤스로픽, 데이터브릭스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 서비스와 소비재·소매 업종은 디지털 전환 수혜를 입었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는 스트리밍 서비스, 소셜미디어, 게임 산업의 고른 성장세가 바탕이 됐다. 헬스케어·생명과학 분야는 코로나19 발발로 수요가 급증했다. 산업재는 자율주행과 로봇, 전기차 사용이 늘어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다만 우리나라가 강점을 지닌 시스템반도체는 유니콘 기업 주요 트렌드에서 찾기 어려웠다.
이번에는 각 업종에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확보해야 할 미래 기술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원AI는 업종마다 5개 핵심 기술을 제시했다.
우선 엔터프라이즈 테크 분야에서는 엣지 컴퓨팅, 양자 컴퓨팅, AI·머신러닝 자동화, 사이버 보안,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등을 추천했다. 데이터 처리·분석을 클라우드가 아닌 생성 지점에서 수행하는 엣지컴퓨팅은 지난해 국내외에서 주목받은 온디바이스AI 기술과 맞닿아있었다. 비교적 최근 떠오르는 온디바이스AI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이 미래 유니콘 기업에 등극할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AI 모델링 자동화 역시 더 많은 기업이 AI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유망한 분야로 꼽혔다.
금융 서비스 분야는 디파이(탈중앙화된 금융시스템), AI 기반 신용평가, 생체 인식 결제, 블록체인·스마트 계약, 오픈뱅킹을 핵심 기술로 들었다. 디지털 환경에서 얼마나 평등하고, 자유로운 거래를 보장하느냐가 성장 여부를 가르는 셈이다. 토스가 기업가치 70억달러(약 10조3090억원)로 한국 기업으로는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소비재·소매 분야는 옴니채널 경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쇼핑, AI 기반 개인화, 지속가능한 제품·포장, 로봇 자동화 물류가 핵심 기술에 포함됐다.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어나면서 개인 맞춤형 구매를 얼마나 이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다만 최근 국내에서는 뷰티 산업에 대한 벤처캐피털(VC)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음에도, 원AI는 소비재 자체는 추천하지 않았다. 쇼핑과 관련한 접근방식과 그 기술이 주를 이뤘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는 메타버스, AI 기반 콘텐츠 생성, 스트리밍 기술, 대체불가능토큰(NFT),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핵심 기술로 꼽혔다. 콘텐츠 제작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얼마나 개인화되면서 편리한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중요했다. 틱톡 운영사 중국 바이트댄스가 세계 유니콘 기업 순위에서 스페이스X와 1, 2위를 다투는 이유이기도 하다.
헬스케어·생명과학 분야는 정밀의학, 원격의료·텔레헬스, AI 기반 진단·치료, 웨어러블 헬스기기, 디지털 치료제가 핵심 기술로 평가됐다. 병원을 직접 찾지 않아도 질병을 관리할 수 있는 기술들이다. 다만 국내는 규제에 발목이 잡혀 유니콘 기업 배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산업재 분야는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 재생 에너지와 저장 기술, 첨단 소재, 디지털 트윈 등을 추천했다. 사물인터넷(IoT), AI를 활용한 첨단기술뿐만 아니라 경량화·내구성·친환경성을 갖춘 첨단 소재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 눈에 띄었다.
2020년대 들어 가장 성공적인 유니콘 기업 사례로는 오픈AI가 선정됐다. 원AI는 자연어처리(NLP) 분야 혁신 기술, 광범위한 적용 분야, 강력한 파트너십, 지속적인 연구개발(R&D), 사회적 영향력을 그 이유로 들었다.
1252개 유니콘 기업 중 한국 기업은 13개에 불과하다. 마지막으로 한국 유니콘 기업이 더 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지 물었다.
원AI는 “규제 샌드박스와 같은 제도를 통해 신기술과 신산업이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혁신적인 정책을 지속 도입해야 합니다. (중략)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 간의 협력을 강화해 기술 이전과 상용화를 촉진해야 합니다. 산학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라고 답했다.
※분석 방법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의 2024년 12월말 기준 유니콘 기업 목록을 기준으로 삼았다. 최근 5년간 주요 업종과 트렌드, 각 업종에서 유니콘 기업이 되기 위한 미래 기술 트렌드, 가장 성공적인 유니콘 기업 등을 순서대로 프롬프트(명령어)로 입력했다. 마지막으로 13개 국내 유니콘 기업 명단을 제시하고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 배출 방법을 물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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