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주항공 여객기 추락 사고 유족의 호소를 경청했다.
지난 31일 이 대표가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 대합실을 찾아 자원봉사자와 관계자를 격려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가운데, 한 유족은 자리를 이동하는 이 대표를 붙잡았다.
해당 유족은 이 대표에게 “유가족 삼촌 되는 사람이다. 바쁘신데 1분만…(얘기 좀 할 수 있냐)”며 “혹시 브리핑 안 듣고 지금 가시는 거냐? 다른 게 아니라 좀 부탁드리고 싶어서 가시는 길에 잠깐 잡았다. 바쁘실까 봐 1분만 시간 내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가는 거 아니다. 돌아올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 대표는 유족의 요청 사항을 적기 위해 꺼낸 든 것은 작은 수첩. 그리고 그는 엄중한 표정으로 유족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했다. 앞서 이 대표는 참사가 일어난 지난 29일부터 사흘 연속 무안국제공항을 방문했다.
이에 유족은 “우리 가족은 3명이 비행기에 탑승해서 참사를 겪었는데 그중 한 명이 이제 9살 조카다. 엄청 저를 따르는 조카고, 자식 3명 있지만 친자식 같은 조카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조카는 어제까지도 신원 확인이 안 됐다. 3명 중 매형과 매형 어머니는 확인했고 9살 조카만 확인이 안 되는 상황이다. 급한 마음에 4시까지 계속 공항을 배회하다가 오늘 아침에 직원들 출근하자마자 물어봤는데, 명단 자체에 조카가 빠져 있는 것 같다. 뭔가 컨트롤타워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우리 조카가 탑승자 명단에 있는 건 직원들도 다 알고 있는데 희생자 명단에는 없다. 신원 파악이 안 된 32명 명단에 조카가 없는 것”이라며 “유가족으로서 단순히 이름 석 자가 아니다. 자료에 없으면 우리 애는 없어진 애같이 느껴진다. 아직 저기 누워있다”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끝으로 유족은 “현장을 직접 가지 못하는 거 백번 천번 이해한다. 실무진분들 고생하는 거 안다. 현장에 대한 투명성, 현장 현황에 대한 실시간 게시, 공지, 정확한 자료를 조금 더 챙겨줬으면 좋겠다. 이야기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 참사가 일어난 닷새째 희생자들이 모두 이름을 찾았다. 훼손 정도가 심했던 4~5명의 희생자도 DNA 재검사 등을 거쳐 신원이 확인됐다.
서규식 에디터 / kyusic.s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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