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일가족 9명이 한꺼번에 세상을 떠나면서 홀로 남겨진 반려견 ‘푸딩이’가 다행스럽게도 구조됐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1일 공식 SNS 계정을 통해 “푸딩이가 보호자 없이 마을을 배회하는 상태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구조했다”면서 “장례식장에 계신 유가족과도 통화를 했고, 우선 케어가 보호하기로 했다. 적절한 보호자가 나타날 때까지 푸딩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딩이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최고령 희생자 A씨(79)의 반려견이다. 이번 참사로 희생된 A씨의 손녀이자, 이 마을의 유일한 미취학 아동인 손녀 B양(6)이 애지중지 키우던 강아지이기도 했다. B양은 직접 ‘푸딩’이라는 이름도 짓고 밥을 먹이며 온 마을에서 뛰놀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는 팔순잔치를 앞두고 가족과 함께 떠난 첫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고, A씨의 아내와 딸, 손녀 B양 등 3대에 걸친 가족 9명이 모두 목숨을 잃었다. 이후 푸딩이가 마을 인근을 돌아다니며 돌아오지 않는 가족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케어 측은 푸딩이의 사연을 언론보도와 제보를 통해 접했다며 “혼자 남았다는 반려견이 걱정되어 영광으로 내려갔다. 마을 위치를 찾아내 서울에서부터 출발했고 4시간이 걸려 도착했다. 도착과 동시에 마을 회관 밖에서 조용히 앉아 가족들을 기다리는 것 같은 모습의 푸딩을 만났다. 케어를 보자마자 반갑게 달려오는 모습이 영락없이 가족을 기다렸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푸딩이는 닭뼈, 양파, 김치 등을 토해냈다. 푸딩이가 집 없이 배만 채우는 것은 보호가 아니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방견처럼, 보호자 없이 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유가족과 협의해 일단 서울에서 보호하고 향후 논의하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9시 3분께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중 외벽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총 181명 중 기체 후미에서 구조된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 전원이 사망했다. 현재 희생자 179명의 신원이 모두 확인됐으며, 11명의 사망자 시신이 가족에게 인계됐다, 정부는 사고 당일부터 오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으며, 무안국제공항 현장과 전국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서은혜 에디터 / huff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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