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연재] 한강하구 이야기(9)

인천일보 조회수  

할아비의 강, 조강(祖江.) 북의 임진강과 남의 한강이 만나는 물길이다. 눈 뜨면 강 넘어 북녘의 산과 들에 빤히 들어온다. 망향의 서러움이 몸서리친다.

통일 동산이네, 대북교류의 전초기지이네, 조강을 끼고 있는 남녘의 사람들은 저마다 그럴듯한 그림들을 내보이지만, 북녘의 땅은 대답이 없다.

임진강과 한강은 서해로 흐르면서 머금고 있던 흙을 김포(金浦)에 뱉어냈다. 군 철책이 쳐지고 뱃길이 막히면서 점차 쌓이기 시작한 토사는 김포시 북부지역에 길이 3.9㎞, 폭 2.5㎞의 널찍한 습지를 일궜다.

▲ 조강이 곁에 흐르는 김포 시암리 습지는 북한과 지척이다. /인천일보DB
▲ 조강이 곁에 흐르는 김포 시암리 습지는 북한과 지척이다. /인천일보DB

김포시 하성면 시암리 습지다. 한강 너머 파주시와 고양시를 마주하며 외로이 자리한다. 조강 너머 북녘땅이 손에 잡힐 듯하다.

민간인 출입이 제한된 한강 입구 시암리 습지에는 생명의 몸짓이 넘실거린다. 시암리 습지를 바로 앞에 둔 후평평야의 비옥한 농토에는 큰기러기 떼 수백 마리가 ‘꺽~꺽’ 울음소리를 내며 앉는다.

멸종위기종 저어새와 노랑부리백로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물가에서 허기진 배를 채운다. 여느 습지처럼 논밭과 덤불 속엔 고라니가 여지없이 담박질하고, 강물 위로 불쑥 솟아오른 모래톱 위엔 철새들의 휴식이 유유자적이다.

▲ 임진강과 한강이 빚어낸 시암리 습지는 독특한 생태 환경을 간직하고 있다. /인천일보DB
▲ 임진강과 한강이 빚어낸 시암리 습지는 독특한 생태 환경을 간직하고 있다. /인천일보DB

서울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휴전선에 접하는 김포의 부침은 여전하다. 과거에는 붙어있던 다른 도시에 땅을 떼어 주기에 바빴고, 좁아진 지금의 땅덩어리에선 건설 기계 소리가 시끄럽다. 요동치는 개발의 바람 앞에 습지보호지역인 시암리도 자유롭지 않다.

김포시는 한강 습지보호지역(60.668㎢)의 37.9%인 22.984㎢를 차지한다. 습지보호지역 중 가장 넓은 면적이다. 김포시는 북한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살려 서울~김포~개성을 잇는 대북교류 도시를 꿈꿨다. 통일시대를 준비하자였다.

남북화해 국면이 한창일 때 남북교류의 중심이 되는 통일화합도시라는 깃대도 세웠다. 교류 활성화를 위한 경제협력단지를 조성하고, 김포~개성을 연결하는 평화의 다리를 건설한다는 계획도 있었다.

▲ 남북협력교류 중심지를 표방하며 개발압력이 휘몰아쳤던 시암리 습지의 큰기러기 무리가 공장을 배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천일보DB
▲ 남북협력교류 중심지를 표방하며 개발압력이 휘몰아쳤던 시암리 습지의 큰기러기 무리가 공장을 배경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천일보DB

월곶면 조강리 애기봉 일대에 높이 54m 전망탑과 전쟁체험관, 해병대 전시관, 안보 전시관, 영상관, 휴양시설 등의 유치를 내용으로 하는 5만㎡ 규모의 ‘애기봉 안보관광지’ 개발계획을 세웠다. 대곶면 신안리 산 26만5천940㎡ 일대에는 휴양문화, 상가, 숙박, 공공편익 시설을 갖춘 ‘덕포진 안보관광지’ 개발도 발표했다.

기존 도시성장 축을 중심으로 남북으로는 남북교류협력 축을, 서쪽으로 관광휴양개발 축, 북동쪽으로 첨단지식산업 축을 구상했다. 

시암리 습지는 남북관계에 얽혀 바람 잘 날 없다.

/박정환 선임기자 hi21@incheonilbo.com

인천일보
content@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뉴스] 랭킹 뉴스

  • "카니발보다 이 차가 대세죠"…2031만원 할인하는 쉐보레 '대형 SUV'
  • 동아일보 “윤석열, 경호 인력 뒤에 숨어 법질서 유린...부끄럽고 참담”
  • G20 국가 중 최하위권 머무는 日·中·韓 통화가치… 트럼프 취임 후는 어떻게?
  • 삼성·LG가 키운 스타트업, CES서 ‘AI 기술’ 대리戰 치룬다
  • “K컬처 너만 믿는다”… 불황에 해외 돌파구 찾는 패션가 [유통전망 2025②]
  • 조폭 부친 도피 도운 혼외자에…대법 "친자 아니라면 처벌 대상"

[뉴스] 공감 뉴스

  • 일본 2만원 내는데 한국은 6만원?…유튜브 ‘韓 홀대’ 생각보다 심하네
  • 대통령실이 MBC·JTBC 깡그리 다 고발한 이유는 '딱 6글자'고 눈이 번쩍 뜨인다
  • 구속기소 김용현, 윤 대통령 체포영장 불발되자 "애국 국민의 위대한 승리"
  • 포항시 "구룡포에 놀러 오이소"…농어촌민박 110개 가량 운영
  • 케냐 마을 덮친 500kg 물체에 주민 '깜짝'… 정체는 우주쓰레기?
  •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 "언론, '내란 수괴' 부르며 여론 선동"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제네시스엔 없는 대형 하이브리드 SUV 끝판왕!” 드디어 출시되는 렉서스 LX700h
  • “얘네가 일하고 있었어?” 정부, 새해부턴 강력하게 다스린다 선언!
  • ‘문가비 전 남친’ 박성진, 정우성 저격 “넌 가서 난민을 품어” 논란
  • “내 차도 되나?” 캠핑족한테 필요한 차는 따로 있다?
  • “잠깐이었는데..” 부모 나간 사이 화물차에서 숨진 2살 여아
  • “GV80 살 아빠들 주목!” 오프로드 에디션 출시되나 관심 집중
  • “전기차에서 또 불이?” 기아도 안전하지 않다 정차한 EV9서 화재
  • “쏘렌토 버리고 이 차 살 걸” 나오자마자 판매량 1위, 오너들 부러워 죽는다!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2001년 청량리 풍경

    뿜 

  • 2
    의외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

    뿜 

  • 3
    김도영은 MVP인데, 김도영 고교 라이벌도 어둠의 터널을 걷어찰 때다…KIA 슈퍼백업 기대, 즐거운 상상

    스포츠 

  • 4
    "(김)혜성이가 ML 간다고 해서..." GG 무주공산 입성 없다, 내년 만장일치급 성적 예고 [MD창원]

    스포츠 

  • 5
    전 세계 대작들과 어깨 나란히… 국내 최초 넷플릭스가 작심하고 특별대우해 준 '한국 드라마'

    연예 

[뉴스] 인기 뉴스

  • "카니발보다 이 차가 대세죠"…2031만원 할인하는 쉐보레 '대형 SUV'
  • 동아일보 “윤석열, 경호 인력 뒤에 숨어 법질서 유린...부끄럽고 참담”
  • G20 국가 중 최하위권 머무는 日·中·韓 통화가치… 트럼프 취임 후는 어떻게?
  • 삼성·LG가 키운 스타트업, CES서 ‘AI 기술’ 대리戰 치룬다
  • “K컬처 너만 믿는다”… 불황에 해외 돌파구 찾는 패션가 [유통전망 2025②]
  • 조폭 부친 도피 도운 혼외자에…대법 "친자 아니라면 처벌 대상"

지금 뜨는 뉴스

  • 1
    울진 주말 아이들이 가볼만한 곳, 겨울의 숨은 자연 명소

    여행맛집 

  • 2
    [위클리 이슈 모음zip] '병산서원 못질' KBS 재발 방지 약속, 시상식 편성, '오징어 게임2' 제작기 공개 외

    연예 

  • 3
    선두 탈환 빅찬스! 레알 마드리드, 4일 '이강인 친정팀' 발렌시아와 맞대결→승점 따내면 1위로 점프

    스포츠 

  • 4
    '충격 대반전' SON, 빅클럽 이적 '불가능'...토트넘과 '2년 재계약' 전망 떴다!→여전히 장기 계약은 'NO'

    스포츠 

  • 5
    "필요한 선수, 좋은 소식 들려올 것" FA 미계약자 2명, 호부지가 걱정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MD창원]

    스포츠 

[뉴스] 추천 뉴스

  • 일본 2만원 내는데 한국은 6만원?…유튜브 ‘韓 홀대’ 생각보다 심하네
  • 대통령실이 MBC·JTBC 깡그리 다 고발한 이유는 '딱 6글자'고 눈이 번쩍 뜨인다
  • 구속기소 김용현, 윤 대통령 체포영장 불발되자 "애국 국민의 위대한 승리"
  • 포항시 "구룡포에 놀러 오이소"…농어촌민박 110개 가량 운영
  • 케냐 마을 덮친 500kg 물체에 주민 '깜짝'… 정체는 우주쓰레기?
  •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 "언론, '내란 수괴' 부르며 여론 선동"

당신을 위한 인기글

  • “제네시스엔 없는 대형 하이브리드 SUV 끝판왕!” 드디어 출시되는 렉서스 LX700h
  • “얘네가 일하고 있었어?” 정부, 새해부턴 강력하게 다스린다 선언!
  • ‘문가비 전 남친’ 박성진, 정우성 저격 “넌 가서 난민을 품어” 논란
  • “내 차도 되나?” 캠핑족한테 필요한 차는 따로 있다?
  • “잠깐이었는데..” 부모 나간 사이 화물차에서 숨진 2살 여아
  • “GV80 살 아빠들 주목!” 오프로드 에디션 출시되나 관심 집중
  • “전기차에서 또 불이?” 기아도 안전하지 않다 정차한 EV9서 화재
  • “쏘렌토 버리고 이 차 살 걸” 나오자마자 판매량 1위, 오너들 부러워 죽는다!

추천 뉴스

  • 1
    2001년 청량리 풍경

    뿜 

  • 2
    의외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

    뿜 

  • 3
    김도영은 MVP인데, 김도영 고교 라이벌도 어둠의 터널을 걷어찰 때다…KIA 슈퍼백업 기대, 즐거운 상상

    스포츠 

  • 4
    "(김)혜성이가 ML 간다고 해서..." GG 무주공산 입성 없다, 내년 만장일치급 성적 예고 [MD창원]

    스포츠 

  • 5
    전 세계 대작들과 어깨 나란히… 국내 최초 넷플릭스가 작심하고 특별대우해 준 '한국 드라마'

    연예 

지금 뜨는 뉴스

  • 1
    울진 주말 아이들이 가볼만한 곳, 겨울의 숨은 자연 명소

    여행맛집 

  • 2
    [위클리 이슈 모음zip] '병산서원 못질' KBS 재발 방지 약속, 시상식 편성, '오징어 게임2' 제작기 공개 외

    연예 

  • 3
    선두 탈환 빅찬스! 레알 마드리드, 4일 '이강인 친정팀' 발렌시아와 맞대결→승점 따내면 1위로 점프

    스포츠 

  • 4
    '충격 대반전' SON, 빅클럽 이적 '불가능'...토트넘과 '2년 재계약' 전망 떴다!→여전히 장기 계약은 'NO'

    스포츠 

  • 5
    "필요한 선수, 좋은 소식 들려올 것" FA 미계약자 2명, 호부지가 걱정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MD창원]

    스포츠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