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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이시바 총리에 ‘적이 100만명이라고 간다’고 한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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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정상회담
중일 정상회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2024년 11월 15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에서 한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신화·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에게 어떤 국내외 도전에도 싸울 것이라며 의지를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1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15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페루 리마에서 한 이시바 총리와의 회담에서 “1000만명이라고 해도 우리는 간다”라고 했는데, 이는 “적이 1000만명이라고 해도 싸울 것”이라는 의미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 닛케이 “시진핑, 이시바에게 ‘적이 1000만명이라도 나는 간다’고 해”
시진핑, 맹자 문구 인용. 국내외 도전과 싸울 의지 표명

닛케이는 시 주석 언급의 출처가 중국 고대 전국시대 저서 ‘맹자’라며 “스스로 생각해 옳다고 생각하면 적대자·반대자가 아무리 많아도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이 믿는 길을 가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맹자 ‘공손추상(公孫醜上)’에는 ‘스스로 돌아보아 떳떳하면 비록 1000만명이라고 내 길을 간다’는 문구가 나온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 같은 시 주석의 언급을 보도하지 않았지만, 일본 측에서는 빠르게 전해져 일각에서는 놀라움의 목소리가 나왔는데, 이는 시 주석이 이시바 총리의 정치적 스승인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일본 총리를 언급하면서 다나카 전 총리가 예전에 사용했던 이 말을 인용했기 때문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다나카 전 총리는 1972년 자민당 내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중국을 방문해 중·일 국교 정상화의 길을 열어 중국 측으로부터 오랫동안 중·일 관계의 ‘우물을 판 인물’로 칭송받아 왔다.

닛케이는 시 주석의 언급이 “진정한 권력자가 대일 관계 타개를 위해 제시한 명확한 신호”라는 외교적 해석이 맞는다며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외무상이 12월 25일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를 만났는데, 이 면담을 최근으로서는 드물게 사전 확정된 일정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시진핑
시진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24년 11월 16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 자리에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배석하고 있다./AP·연합뉴스

◇ “시진핑, 경제 침체·사회 불안 등에도 경제 정책·통치 행위 유지 신호”

닛케이는 중국공산당 내 ‘정치학습’이나 관영 매체가 시 주석의 이 언급을 이전부터 반복해 인용해 왔다며 시 주석은 맹자의 문구뿐만 아니라 지행합일(知行合一) 등 양명학에서의 인용을 좋아한다고 보도했다. 명나라 때 왕양명이 창시한 유학의 일파인 양명학은 맹자의 성선설의 흐름을 잇는 사상이다.

시 주석은 2022년 11월 중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2022년 10월 제20차 공산당대회에서 직접 참석한 분과별 토론회에서 이 맹자의 문구를 언급했다.

닛케이는 중국 경제의 장기적인 침체, 청년실업률의 고공행진 등 사회 불안 증가, 2024년 하반기 발생한 흉악하고 비참한 사건들 등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이 맹자 문구를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기본적인 경제 정책, 통치 행위 등 자신의 신념을 굽힐 생각이 전혀 없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시 주석은 2018년 헌법을 개정해 임기 5년의 국가주석직을 3번째 수행하고 있고, 4 연임에 대한 의욕도 강하지만 싸우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는데, 그 ‘적’에 리상푸(李尙福) 국방부장(장관)·리위차오(李玉超) 로켓군 사령관 등을 부패 혐의로 해임한 인민해방군이라면 불안하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인민해방군 최고 의사 결정기관인 중앙군사위원회 기관지 ‘해방군보’에 ‘함부로 공산당 중앙에 관해 논의해서는 안 된다’는 지시를 무시하는 듯한 주장이 계속되면서 시진핑 체제 근간에 관한 본질적인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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