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정계선·조한창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75일 만에 헌법재판소가 ‘6인 체제’를 탈출하게 됐다.
여전히 1명이 공석이지만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했던 때와 같은 8인의 재판관이 채워지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헌재가 탄핵 소추를 인용하려면 재판관 6명의 동의가, 사건을 심리하려면 7명의 출석이 필요하다.
지난 10월 17일 이종석 소장과 이영진·김기영 재판관이 퇴임한 이후 후임 재판관이 취임하지 못하면서 헌재는 두 달 넘게 임시 체제로 운영해왔다. 3명 재판관이 퇴임하기 직전인 10월 14일 헌재가 심리정족수 규정에 관한 가처분을 받아들이면서 사건을 심리조차 못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그러나 6인 체제로 심판을 선고하는 것이 정당한지에 관해 헌재 안팎에서 견해가 엇갈리면서 헌재는 지난 9월부터 일부 각하 결정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건의 심판 선고를 미뤄왔다.
그 와중에 이달 들어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심판 및 국민의힘 의원들의 권한쟁의심판 등이 무더기로 들어왔다.
재판관 임명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이어지면서 공석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헌재로서는 결론을 미루기도 무작정 서두르기도 어려운 난처한 상황에 놓였던 셈이다.
그러나 이날 재판관 2명이 충원되면서 헌재는 한숨 돌리게 됐다. 어떤 결론을 내리든 절차적 정당성은 확보한 것이어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비롯한 주요 사건들의 심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헌재의 구성과 관련해 앞으로 도래할 다음 분기점은 문형배 헌재 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내년 4월 18일이다. 두 사람의 자리는 대통령 지명 몫으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하는 만큼 권한대행 체제에서는 충원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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