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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칫국부터 마시는 여권 잠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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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당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벌써부터 여권 대선 잠룡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하게 되면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재명 단일 주자로 좁혀진 더불어민주강과 달리 여권은 유력 주자 없이 한동훈, 홍준표, 오세훈, 유승민 등 대권 후보들이 난립하며 혼란한 모습이다.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선포로 ‘내란죄’ 혐의를 받고 있어 국민의힘도 함께 리스크를 겪고 있다. 윤 대통령과의 관계와 ‘명태균 리스크’ 등 대선 경선의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 한동훈, ‘포기하지 않겠다’며 정계 복귀 시사

31일 한동훈 지도부 당시 조직부총장을 맡아 친한(친한동훈)계로 꼽히는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조기 대선 시 한동훈 전 대표의 등판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발언을 내놓았다. 정 의원은 “국민들과 보수 지지자들께서 한동훈을 찾을 시간이 온다면 그때는 한 전 대표가 결단을 내리실 수도 있지 않겠나 예상해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상계엄이 딱 선언되자마자 제일 먼저 비상계엄을 막은 사람이 한동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숫자가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면 한 대표의 결단으로 국회로 이끌고 간 18명의 국회의원의 가치가 더 높았을 것”이라며 “한동훈 대표에 대한 평가가 다시 나올 때가 올 것”이라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앞장선 후 이에 대한 책임론으로 당권을 내려놓게 됐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당내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고, 이에 친한계로 불리던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민전·김재원·인요한 최고위원까지 사퇴를 표명해 지도부가 붕괴됐다. 

한 전 대표는 최고위원들의 집단 사퇴 직전 당 대표 직무 수행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사실상 당권에 대한 의지를 밝히며 퇴진할 수 없다는 뜻을 보였다. 하지만 당헌·당규상 사퇴가 불가피해 지난 16일 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국회를 나서는 길에 지지자들과 만나 “여러분 저를 지키려고 하지 말라. 제가 여러분을 지키겠다”며 “추운 날 와주셔서 고맙다. 여러분, 저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외치기도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6일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6일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홍준표, 조기 대선 시 대권도전 공식화… 오세훈·유승민 고심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26일 조기 대선 시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홍 시장은 26일 오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릴 경우 조기 대선에 출마하냐’는 질문에 “조기 대선이면 (출마)선언이고 뭐고 할 게 있느냐”며 “장이 섰는데 장돌뱅이가 장에 안 가냐”고 대권 도전 의사를 밝혔다.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를 묻자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이유라기보다 이재명 대표를 다룰 사람은 우리 당에 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하고 맞장 뜰 사람도 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물론 조기 대선 상황이 왔을 때 이야기다. 탄핵 되는지, 안 되는지는 지금 전망할 수 없다”며 “우리가 조기 대선을 해도 불리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계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속적으로 대선 후보로 나설 것을 시사해 왔다. 한 전 대표가 사퇴를 공식화한 지난 16일 오후 홍 시장은 페이스북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직후 치러진 대선에서 후보로 나섰던 자신의 여론조사를 언급했다. 

그는 “지난 박근혜 탄핵 대선 갤럽 여론조사는 대선 마지막까지 나는 늘 한 자리 숫자였다”며 “그런데 깨어보니 무려 14% 이상 틀린 가짜 여론조사였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에 대적할 대권 주자로 언급돼 온 한 전 대표가 당권을 실각하자마자 대선 후보 당시 실제보다 영향력이 저평가된 점을 언급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윤 대통령에게 “수사에 신속하고 당당하게 임해야 한다”고 비판하며 정치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면서 대선 주자로 점쳐지는 것에 대해선 “깊이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오 시장은 지난 2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고민이 깊다. 중도에 사퇴한 전력이 있는 제가 다시 또 서울시장직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은 사실 상당히 부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또 한편 생각을 해보면 4선 서울시장의 소중한 경험, 공인으로서의 경험을 좀 더 큰 단위의 나라에서 써야 된다는 요구도 분명히 있을 수 있다”며 “정말 깊은 고민을 해서 지혜롭게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비상계엄 등 사태 해결이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잡범 수준의 사법 리스크가 있다”며 “어떻게 보면 우리(국민의힘)가 상대할 후보 중에 제일 쉬운 후보”라고 직격했다. 이어 “‘이재명 포비아’라고 그러는데 그런 건 버리라고 말하고 싶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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