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31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 기소하면서 두 사람의 휴대전화 메모를 핵심 증거로 제시했다. 이 메모들은 계엄 선포 직전인 12월 1일, 2일과 3일에 작성된 것으로 계엄 선포 이후 군 활동 계획을 담고 있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은 ‘V님’으로 표현돼 있고 합동수사본부 산하에 ‘부정선거 수사본부’를 둔다는 내용도 나온다.
검찰이 공개한 ‘피고인 여인형 휴대폰 메모(비상계엄 대비 계획 관련)’는 12월 1일 오후 3시44분 작성 메모, 12월 3일 오전 1시25분 작성 메모 등 2건이다.
3일 작성 메모에는 ‘합수본은 방첩수사단장의 반국가세력수사본부, 1처장의 부정선거/여론조작 수사본부로 편성’이라고 기재돼 있다. 여기에는 ‘국정원 경찰, 조사본부 등 모든 정보수사기관은 합수본부장 명에 따를 것’이라는 내용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여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게 선관위 장악, 선관위 전산자료 확보를 지시받고 방첩사 병력 115명으로 하여금 고무탄총을 소지한 채 출동하게 한 혐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1일 작성 메모에는 ‘반국가세력 수사본부’라는 제목 아래 ‘경찰/조사본부, 30명 위치 파악, 합동체포조 운용’ ‘수방사, 조사본부, 문서고 구금시설, 국군교도소 구금 운용 준비’ ‘합동체포조 작전 개시’ ‘출국금지’ 등이 적혀 있다.
한편 검찰이 공개한 ‘피고인 이진우 휴대폰 메모(24.12.2자 비상계엄 대비 계획 관련)’는 ‘내용: 의명 행동화 절차를 구상해 보았습니다’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먼저 ‘최초 V님 대국민 연설 실시 전파시’라는 항목이 나온다. 여기에서 ‘V님’은 윤석열 대통령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항목에는 ‘전 부대 장병 개인 휴대폰 통합 보관 조치 및 영내 사이버방 인터넷망 폐쇄 지시’ ‘외부 언론들의 접촉 시도 차단’ ‘출동 00 TF 병력 흑복 및 안면마스크 착용, 칼라 태극기 부착, 쇠지렛대와 망치 톱 휴대, 공포탄 개인 불출 시행’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어 ‘장관님 00 회의 직후’라는 항목 아래 ‘수호신TF 출동 지시’ ‘대터러 대기부대 선 투입’ ‘후속 1개 대대 투입’ 등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서 ‘수호신TF’는 과거 청와대 외곽 경비를 담당하던 수방사 예하 부대와 이름이 같고 최근에는 대테러 훈련을 하는 모습이 공개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사령관이 메모 내용을 김용현 전 국방장관에게 보고했다”면서 “이후 이 전 사령관이 ‘문을 열거나 부수는데 사용하는 도구’ ‘쇠지렛대’ ‘국회해산이 가능한가요’ ‘대통령 국회 해산권 있나요’ 등을 휴대전화로 검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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