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프리존]한 민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30일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언급하며 “차제에 항공기 정비 문제가 부실한 항공사들은 관계 당국이 전수조사해 허가 취소를 검토했으면 한다”며 “우후죽순 늘어난 부실 항공사들이 승객 안전을 위협하는 현실을 더 이상 묵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 항공사는 아무런 전문성이 없는 문재인(대통령) 사위 부당 취업 문제로 말썽이 된 적이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홍 시장이 지적한 항공사는 군산을 거점으로 한 이스타항공이다.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전 의원은 2018년 3월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된 뒤 같은 해 7월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문 전 대통령 사위 서모씨를 본인이 실소유주인 타이이스타젯(태국 저비용 항공사) 전무로 채용하고 2020년 4월까지 급여(월 800만원)와 가족 주거비(월 350만원) 등 2억2300만원을 줬다.
이스타항공의 경우처럼 9개에 이르는 저비용항공사(LLC)의 대다수가 지역 연고에 따른 정치적 영향으로 설립됐다고 평가를 받는다.
제주를 거점으로 하는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티웨이항공(대구), 에어부산(부산), 에어로케이(청주) 등이 그러하다. 이러다보니 면적이 한국의 98배인 미국(9곳)과 함께 LCC 사업자 수 세계 1위다.
물론 LCC 중에는 건실한 항공사도 분명 있지만, 일부 항공사는 회생 절차를 밟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 논리보다는 정치 논리로 인해 세워져서다.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을 거점으로 삼은 LCC ‘플라이강원’을 보자.
이 회사는 향토 기업으로 2016년에 설립됐지만 코로나로 경영이 악화하자 지난해 결국 영업을 중단하고 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최근 가전 업체 위닉스가 인수를 결정해 ‘파라타항공’이라는 이름으로 조만간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지만, 항공 업계에선 향후 운영과 모객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스타항공 역시 경영난 끝에 기업 회생 절차를 밟아 사모펀드에 인수됐지만, 지난해 영업손실 577억원을 내는 등 아직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LCC 시장은 더 팽창할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나항공의 합병을 계기로, 부산 지역 거점 항공사인 ‘에어부산’을 놓고도 최근 논란이 불거졌다.
에어부산과 진에어, 에어서울이 통합 절차에 들어가자 부산시는 “통합 LCC 본사를 부산에 유치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무산되자 신규 LCC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지난 23일 “거점 항공사 없이 내년에 가덕도 신공항 개항을 할 수는 없다”며 신규 LCC인 가칭 ‘부산 에어’ 설립 계획을 밝혔다.
문제는 이같은 LCC 난립과 이에 따른 경쟁 과열이 항공사의 기본인 안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LCC들은 중국, 일본을 비롯한 중·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업체끼리 치열한 ‘출혈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여객기 가동 시간을 최대한 끌어올려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현재 다수 LCC는 중·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하루에도 5~6회 운항을 지속하는 등 잦은 운항 일정을 유지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의 일부 여객기는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제주, 김포, 광주, 대구, 태국 등을 총 14차례 운항하기도 했다.
안전은 뒷전인 채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얘기다.
한 항공산업 전문가는 31일 “LCC들은 안전 우려에 대해 계획된 점검과 정비를 규정대로 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언제든 제 2의 제주항공 참사는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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