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시 조종간을 잡은 한 모(45) 기장은 6800시간이 넘는 비행 경력을 보유한 공군 출신의 베테랑 조종사로 알려졌다. 그와 함께 근무했었다는 한 동료 기장은 그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기장이었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29일 국토교통부 발표 내용에 따르면 공군 학사장교 출신인 한 기장은 2014년 제주항공에 입사해 2019년 기장으로 승급했다. 총 비행시간 6823시간, 기장으로서 2500시간의 비행 경력을 보유한 숙련된 조종사였다. 업계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 기장들의 평균 비행시간이 7000시간인 점을 고려할 때, 한 기장의 경력이 안정적이었다고 평가한다. 함께 탑승했던 부기장은 1650시간의 비행 경험을 가진 조종사로, 지난해 2월부터 제주항공에서 근무해왔다. 국토부는 사고기 조종사들의 경력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사고 조종사의 과실 여부도 조사 대상인 건 맞지만 자격 요건 미달 의혹과 같은 근거 없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 경력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한 기장과 1년 넘게 비행 교관으로 근무했던 이 모 씨는 지난 30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한 기장은 규정과 절차를 잘 지키고, 안전에 대해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이 씨는 “29일 오전 사고 속보를 먼저 보고, 나중에야 그 비행기를 한 기장이 몰았다는 걸 알았다”며 “정말이지 마음이 찢어지는 듯했다”고 말했다.
한 기장과 함께 근무했다는 현직 기장 A 씨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한 기장의 모습을 증언했다. “사고 영상을 보니 한 기장은 마지막까지 컨트롤을 놓지 않은 것 같다”며 “감속을 위한, 역추진이라는 컨트롤이 있는데 끝까지 그걸 잡고 부딪힐 때까지 놓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 거기로 향할 때 (한 기장의) 심정을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일각에서 제기된 연료 버리기(퓨엘 덤핑) 관련 비난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사고 당시 퓨엘 덤핑을 왜 안 했는지를 두고 비난하는 내용을 봤다”며 “사고가 난 항공기는 해당 기능이 없는 기종이다. 나도 사고 기종과 같은 비행기를 운행해서 잘 안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 한 기장은 오전 8시 57분 관제탑으로부터 조류 충돌 주의 경보를 받았고, 2분 후 긴급 구조 신호인 ‘메이데이’ 신호를 보냈다. 착륙에 실패한 여객기는 재상승 후 활주로 반대 방향으로 동체 착륙을 시도했으나, 오전 9시 3분쯤 활주로를 이탈해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하면서 폭발했다.
이번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한국인 승무원 2명을 제외한 승객 175명과 승무원 4명 등 179명이 사망해, 국내 항공기 사고 중 최대 인명피해를 기록했다.
댓글1
이준우
세계 항공사의 사고를 모두 분석하고 우리나라의 공항의 안전대책을 마련하여 조속히 진행함이 옳은 것이다. 추후에 도 기장을 탓하고 면피하려는 졸속행정은 보이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