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부자 상위 50명 중 창업 부호(창업으로 부를 쌓은 인물)는 10년 전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주식 부자 자리는 10년째 삼성가(家)가 차지했다.
3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최근 10년간 국내 주식 부호 현황 비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위 50명 중 창업 부호는 10년 전 5명에서 올해 12명으로 증가했다.
창업부호의 주 사업 분야는 10년 전 정보기술(IT) 중심에서 엔터테인먼트, 바이오, 이차전지 등으로 다양해졌다.
2014년 말 기준 창업부호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당시 7위), 고 김정주 넥슨 창업주(11위),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12위),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21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22위) 등으로 IT 및 금융, 건설업에 집중됐다.
하지만 현재 창업부호 명단에는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8위),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10위),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13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18위),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전 회장(20위),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24위),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40위), 김상헌 DN그룹 회장(41위) 등이 새로 포함됐다.
지난 10년간 주식부호 상위 50위 명단에는 창업부호 6명, 상속형 부호 12명 등 총 18명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신규 진입한 주식부호 중 지분가치가 가장 높은 부호는 조정호 메리츠금융 회장(9조9213억원·2위)이다. 박순재 대표(3조720억원), 방시혁 의장(2조5211억원), 장병규 의장(2조211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주식부호 1위는 10년간 삼성그룹 오너일가가 지켰다.
10년 전에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12조912억원으로 1위였다. 현재는 이재용 회장이 12조1671억원으로 자리를 대신했다.
이재용 회장의 삼성 계열사 보유 가치는 크게 하락했다. 연초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 지분은 14조3755억원이었지만, 1년 새 가치는 15.4%(2조2084억원)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회장 외 다른 삼성가 3명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5조4824억원)이 3위,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4조9023억원·4위), 이서현 삼성물산 전략기획담당 사장(4조2336억원·6위)이 뒤를 이었다.
주식 부호 상위 50명의 지분가치는 10년 전과 비슷했다. 84조1235억원에서 86조798억원으로 10년간 2.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코스피·코스닥 시장 가치가 1311조원에서 2319조원으로 76.9% 증가한 것과 차이가 크다.
리더스인덱스는 “지난 10년 동안 경영권 승계와 상속 과정에서 보유 지분이 분산됐고 새롭게 편입된 창업부호들의 지분가치가 올해 들어 하락한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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