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서 글로벌 전장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계열사인 하만을 통해 전장 기술을 소개하고, LG는 전자 계열사를 중심으로 첨단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인다. CES 행사의 핵심 축이 모빌리티 분야인 만큼 이번 전시를 현장에서 신규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그룹은 이번 CES에서 AI홈뿐 아니라 전장 신기술도 주력 전시한다. 모빌리티 분야는 AI 기술로 급변하는 산업군 중 하나로 CES는 매년 해당 부문 전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주최 측은 이번 행사에서 최초로 ‘모빌리티 스테이지’라는 신규 전시관을 열고 자율주행과 차량용 소프트웨어 등 신기술을 소개한다는 방침이다.
LG그룹은 LG전자와 LG이노텍이 전장 신기술을 선보인다. LG전자는 전장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가 AI를 적용한 첨단 모빌리티 기술인 ‘인캐빈 센싱(운전자 및 차량 내부 공간 감지)’ 솔루션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인캐빈 솔루션은 센서와 AI 등을 조합해 차량 내 상황과 운전자 상태 등을 파악하고 차별화된 운전 경험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기술이다. 인캐빈 센싱이 운전자 심박수 측정 등 건강 상태를 인식해 대형 사고 예방에 도움을 주는 식이다.
운전자 주행 편의를 돕는 AI 기술도 소개된다. 차량에 내장된 센서가 외국어로 표시된 도로 교통 표지판을 실시간으로 번역해주고, 운전자가 관심있게 본 랜드마크나 조형물 등을 자동 인식해 설명해준다. LG전자는 고해상도 영상처리에 강한 암바렐라 칩에 고성능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 솔루션을 탑재해 글로벌 완성차 고객에 공급한다.
LG이노텍은 모바일용 카메라 모듈을 함께 선보였던 예년과 달리 미래 모빌리티를 단독 주제로 선정하며 전장 포트폴리오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센싱과 통신, 조명, 제어 기술력을 활용한 미래 모빌리티 부품 41종의 실물을 공개할 계획이다. 차량 실내용 고성능 인캐빈 카메라 모듈과 고성능 라이다(LiDAR) 등 자율주행 및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센싱 부품, 5G V2X(차량-사물) 통신 모듈,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차량용 AP 모듈 등을 전시한다.
삼성전자는 이번에도 전장 자회사인 하만 부스를 함께 준비하며 새로운 전장 솔루션을 제시할 전망이다. 하만은 삼성전자가 2017년 인수한 전장, 오디오 전문 미국 기업이다.
하만은 최근 ‘레디 시퀀스 루프’와 ‘레디 링크 마켓플레이스’ 등 새로운 차량용 소프트웨어(SW) 2종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 공급사가 소프트웨어 개발 주기를 앞당기고 소비자에 차별화된 차량 내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만은 이번 신제품 출시를 통해 레디 시리즈 라인업을 늘리고 신규 수주 확보에 전력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독일 폭스바겐 그룹과 이탈리아 페라리, 프랑스 르노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도 전장사업팀 명칭을 하만협력팀으로 교체해 조직을 일원화하는 등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전장에 힘을 주는 건 해당 분야 성장성이 높기 떄문이다.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2626억달러(약 372조원)였던 글로벌 전장 시장 규모는 2030년 4681억원(약 66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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