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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정책에도 큰 역할하는 AI… 관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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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국가경제 발전에 뒷받침하는 도로에서의 역할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토연구원 측은 도로에서 AI가 독립적인 중요 결정을 내릴 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안개가 낀 한 도로의 모습./ 픽사베이
인공지능의 발전에 따라 국가경제 발전에 뒷받침하는 도로에서의 역할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토연구원 측은 도로에서 AI가 독립적인 중요 결정을 내릴 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안개가 낀 한 도로의 모습./ 픽사베이

시사위크=이강우 기자  국가경제와 지역사회의 발전을 뒷받침하는 ‘도로’에서도 인공지능(AI)의 역할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AI가 독립적인 중요 결정을 내릴 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토연구원(이하 국토연)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도로정책브리프를 발표했다. 해당 리포트에선 도로관리 및 상태 평가, 졸음운전 방지 등 해외사례를 통해 ‘AI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으나, 만약 AI가 의사결정을 했을 시 법적·도덕적 책임이 불분명하고 잘못된 데이터로 편향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확대되는 AI 시장… AI, 도로에선 어떻게 사용될까

컨설팅사 맥킨지는 지난 6월 개최한 유럽의 도로 인프라 관리에 대한 회의(Round Table)에서 AI를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기술들이 도로의 예측적 유지보수와 자산관리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 외에도 국제도로연맹(IRF)에선 지난해 말 백서(White Paper)를 통해 “AI 기반의 데이터 수집과 분석으로 도로 자산의 상태를 평가하고, 구조적 손상을 예측하며, 유지보수 전략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실제로 도로관리 부문에선 AI가 우주산업과 합작해 도로관리에 힘쓰고 있는 경우도 있다. 국토연에 따르면, 영국의 교통연구기관 TRL(Transport Research Laboratory)의 경우 위성영상과 공간정보, 그리고 AI가 결합된 ‘Geo-AI’ 기술을 활용해 도로상태를 정밀 분석하고, 유지보수의 우선순위를 설정하며, 노후화로 인한 문제를 사전에 관리하는 ‘도로관리시스템(RSCA)’을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국 교통부는 TRL에 200만파운드(약 36억9,952만원)를 투자해 AI 기반 도로분석 시스템을 개발하고, 교통부의 ‘도로자산관리시스템(RAMS)’과 연계해 주요 도로 9만6,000마일 구간을 원격 관리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RSCA 시스템은 1억4,600만장의 도로상태 이미지를 학습한 AI 모델과 650개의 저궤도(LEO) 위성에서 받는 위성영상 이미지, 공간정보 데이터를 융합해 도로의 변화를 파악하고 도로의 상태를 신속하게 평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영국 교통부는 해당 시스템을 활용해 도로 유지보수 비용을 약 25%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함./ 픽사베이
사진은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무관함./ 픽사베이

도로 관리 뿐만 아니라 졸음운전 예방을 통해 운전자의 생명을 지키는 역할도 한다. 

유럽의 경우 도로 안전성을 높이고,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신규 차량에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Driver Monitoring System)를 지난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올해 7월부터 모든 신규 차량에 의무화하는 규제를 도입했다고 국토연 측은 설명했다.

DMS는 운전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졸음, 주의 산만 등의 위험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며, 오는 2026년 7월부턴 더 고도화된 ‘운전자주의산만경고시스템(ADDW·Advanced Driver Distraction Warning)’이 유럽연합 내 모든 신규 등록 차량에 의무화할 예정이다.

국토연은 ADDW로의 전환이 가능한 이유로 AI 기술 발전을 꼽았다. 최근엔 AI 기술의 발전으로 영상인식 기술이 성숙해짐에 따라 운전자의 △얼굴 △시선 △눈 깜빡임 등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졸음이나 부주의 상태를 직접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는 게 국토연의 설명이다.

국토연 측은 “운전자의 부주의 상태 검지를 위해선 운전자의 얼굴 특징들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AI 기반 영상인식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의 상태를 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며 “AI 기반의 영상인식 기술은 기존 DMS의 한계를 극복해, 높은 정확도로 운전자의 졸음을 감지하고 적절한 경고를 통해 교통 사고를 예방하는 데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연,  AI는 인간이 더 잘 알아야 사용할 수 있을 것

다만 국토연은 AI를 더 잘 알지 않으면 위험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AI가 인간의 감독을 벗어나 독립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리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먼저 국토연은 자율주행차나 AI 교통관리시스템이 오작동하거나 예외 상황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AI가 위험한 상황에서도 인간보다 빠른 결정을 내리면서도 그 결과에 대한 법적·도덕적 책임이 불분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데이터에 의존해 학습하는 AI가 잘못된 데이터로 편향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특정 집단에게 불공정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국토연 측은 “AI 윤리 및 규제 강화, 인간의 최종 감독 유지, 데이터 품질 개선 등의 조치가 취해져야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AI를 더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AI가 학습하는 데이터의 편향을 제거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로 공정하고 균형 잡힌 결정을 유도해야 하고, AI의 자율적 결정이 초래할 위험을 관리하며, 안전하고 책임있게 AI 활용을 보장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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